교육부 "의대교수 병원 아닌 대학에 낸 사직서 파악 못해"
교육부 정례브리핑…의대생 동맹휴학 승인 거듭 불허
"등록금 피해, 유급 등 없도록 학사 일정 최대 조정"
이르면 내일 증원 대학 상대로 지원 수요 조사 공문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의대 운영대학총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는 40개 의과대학 운영 대학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의과대학 학사운영 정상화 협조 요청 등을 했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는 2000명 늘어나는 의과대학 증원과 관련한 교육 여건 확충을 위한 수요조사를 이르면 오는 26일 착수한다. 국립대 뿐만 아니라 사립대에 대해서도 일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집단 휴학 신청을 제기한 의대생들이 25일 승인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교육부는 '동맹휴학'은 허가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대 교수들이 25일 집단 사직서 제출을 시작한 가운데, 교육부는 병원 사직서와 별개로 대학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이날 현재 파악된 게 없다고 전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국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답했다.
심 국장은 "의대 교수 사직과 관련해 별도로 대학별 현황 통계를 받고 있지 않다"면서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학에) 사직서를 낸 것은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충북대 일부 교수가 전직하겠다고 대학에 사직서를 낸 사례가 언론 보도로 알려졌는데 그 이후 집단 사직서를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병원 진료와 관련해 병원장에게 사직서를 일부 제출한 사례는 보건복지부(복지부)에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의대 교수들이 병원 진료를 거부하겠다며 병원장에게 사직서를 내고 있는 것은 복지부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교수직을 그만두겠다고 대학 당국에 직접 사직서를 낸 사례는 이날 오전까지 파악된 게 없단 것이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소송까지 시사하며 휴학 승인을 요구하겠다는 데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22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의대 운영대학 총장 간담회에서도 이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대신 의대생들이 집단유급, 동시에 이에 따른 등록금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학사 일정을 연기하라 요청했다.
심 국장은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지난 22일 총장들 간담회에서 '휴학 처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지만 '법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접촉했는지 묻는 질문엔 심 국장은 "따로 대화를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차적으로 수업 정상화를 원칙으로 학생들을 최대한 설득하지만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며 "등록금, 유급 등을 겪지 않도록 학사 일정을 최대한 조정해 달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미 한림대에서 본과 1학년 80여명이 사실상 유급 상황에 놓여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추가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심 국장은 "한림대처럼 개별 학교 차원에서 유급 예고를 사전 통보한 대학은 없다"고 전했다.
의료계 민간 기구로서 의학교육 여건을 평가하고 졸업생의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주는 인증평가를 실시하는 의학교육평가원이 2000명 증원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대학 수요에 맞게 투자하겠다고 했다.
심 국장은 "정부에선 우려를 불식시키고 (의대) 교육을 현재 질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겠다"며 "대학의 수요를 보고 현실에 맞는 재정 투자가 돼야 학교별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전공의 의료 공백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의사단체의 대치가 심화하고 있는 지난 24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 사직서 제출을 예고했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심 국장은 "수요조사 항목을 정리하고 있고 (2025학년도부터) 6년간 인원이 증가하면 교수, 시설이 얼마나 필요한지 정리하는 중"이라며 "이르면 내일(26일)이나 모레(27일) 대학에 공문이 시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국장은 "사립대에도 일정 부분 데이터를 요구할 생각"이라며 "대학이 투자를 받겠지만 민간 금융권의 융자를 받아야 할 수 있고 규모가 있다면 사학진흥재단을 통해 금리 인하와 반환 기간 연장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필요시 기획재정부에도 예산을 신청한다.
의정갈등은 당초 이번주 전공의 사법 조치를 예고했던 정부가 '유연한 태도'로 입장을 바꾸면서 강대강 대치 국면이 완화될 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심 국장은 의대 증원 규모(2000명)도 일정 부분 조정될 여지가 있는지 묻자,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2000명 증원분이 발표됐고 그에 따라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결정된 데 대해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증원에 따라 직장인 의대반이 생기는 등 사교육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단기적 대책이 있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공계 인재 유출 문제 등에 대해선 "범 정부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때가 되면 발표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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