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필수의료에 1조4천억 이상 투입…보상·평가 제도 혁신
복지부 '필수의료 강화 위한 재정투자 계획' 발표
소아외과, 고난도 수술, 신생아중환자실 등 투자
공공정책수가·대안형제도 등 새로운 지불 제도도
2026년에 적립금 30조원…10조원 써도 20조 남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인근에서 열린 의사들의 진료거부 중단! 조속한 진료 정상화!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에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2024.03.13. [email protected]
보건복지부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재정투자 방향 및 이행계획을 주제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고 향후 5년 간 이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투입되는 재원은 1조4000억원 이상이다. 이미 1조500억원은 투자가 됐거나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5600억원, 수요 부족 대응을 위한 인프라 유지 지원에 3300억원,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 및 네트워크 구축 지원에 1600억원 등이다.
추가로 투입할 3500억원 중 1200억원은 당장 1분기부터 예산 집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소아외과 계열 수술료 인상에 500억원, 급성심근경색증 응급시술 범위 확대 및 보상 강화에 300억원, 고위험 산모·신행아 통합치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과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공공정책수가 도입에 각각 200억원이다.
2분기에는 감염 인력 유지 보상 및 고난도 외과계 수술료 인상 등에 276억원을, 3분기에는 중증정신질환자 응급치료 및 급성기 입원료 인상 등에 500억원을, 4분기에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 등에 15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에도 나선다.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기관인 지역거점기관으로 육성하고 관련 시설을 유지할 수 있게 비용을 지원한다.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협력을 위한 네트워크와 회송 활성화 수가 인상 등도 지속 추진한다.
그동안 의료 체계에서 문제점으로 줄곧 지적됐던 행위별 수가제도 개선해 나간다. 행위별 수가제는 진료 행위별로 수가가 책정돼 과다 의료를 유발하고 고위험·고난도 의료 행위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행위별 수가제에서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분야의 상대 가치를 높이고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나 대안적 지불제도를 병행할 계획이다.
먼저 저평가된 분야의 상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대 가치 조정 주기를 기존 6~7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에서 상대 가치를 조정한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03. [email protected]
보완형 공공정책수가가 행위별 수가제에서 수가를 추가하는 방식이라면, 대안형 지불제도는 기존에 없던 방식을 추가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경영난을 호소하는 어린이병원은 행위와 관계없이 병원 유지를 위해 지원금을 주거나 상급종합병원은 경증 외래 진료량을 줄이면 보상을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을 위해 혁신계정을 신설하기로 했으며 건정심에서는 총요양급여비용의 2%인 약 2조원을 쓰도록 의결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평가 제도도 바꾼다. 현재는 진료 행위에 따라 평가를 하고 1등급 의료기관은 수가를 추가로 받는데, 행위량을 늘려 보상 금액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었다. 정부는 행위량이 아니라 평가를 통해 연말에 사후보상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환자의 의료서비스 과다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연간 외래 일수가 180일이 넘어가면 사전 통지를 하고, 365일이 넘어가면 본인부담에 차등을 둔다. 또 1년에 4회 미만으로 의료 이용이 적은 경우엔 건강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도 검토한다.
복지부는 이러한 투자가 건강보험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당기 수지는 4조원 흑자이고 누적 적립금은 28조원이다. 당기 수지는 2026년부터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때도 누적 적립금은 30조원이어서 향후 5년 간 10조원 이상을 써도 20조원 이상의 적립금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과다 의료 이용을 방지하고 효율화를 통해 재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겠다는 게 핵심"이라며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돼 지역별 치료 가능 사망률 격차가 축소되면 5년 후 훨씬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