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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총재, "가자인 두달치 식량 쌓아놓고도 못들어가"

등록 2024.04.08 18:57:09수정 2024.04.08 20: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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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과도 검열로 구호물자 진입 매우 어려워

[AP/뉴시스] 가자 봉쇄선 상에 설치된 에레즈 통과지의 막사르 위성사진으로 위는 2023년 9월, 아래는 올 4월5일 사진이다

[AP/뉴시스] 가자 봉쇄선 상에 설치된 에레즈 통과지의 막사르 위성사진으로 위는 2023년 9월, 아래는 올 4월5일 사진이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엔 구호 기관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은 110만 명이 석 달 동안 먹을 식량을 가자 지구 바로 바깥에 쌓아놓고 있다고  7일 책임자가 CNN에 말했다.

"그냥 들여 보낼 수만 있으면 된다"고  신디 매케인 WFP 총재는 말하고 "그래서 가자의 통과점들이 중요하고 이것들이 더 많이 있어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110만 명은 가자 지구 인구 절반 정도 혹은 최대 도시인 북부의 가자 시티에서 전쟁 전에 살던 팔레스타인 주민 수이다.

가자인 230만 명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침입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 훨씬 전인 2007년부터 이스라엘 및 이집트의 사면 봉쇄 조치에 막혀 단 3개의 통과점으로만 외부 출입이 가능했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와 접한 남부 가자 봉쇄선의 중간 쯤에 이집트 소관의 라파 통과점이 있고 이 남부 봉쇄선 동쪽 끝에 이스라엘의 카렘 샬롬 통과점이 있다.

이 남부 봉쇄선에서 40㎞ 떨어진 북부 봉쇄선의 가운데에 이스라엘의 에레즈 통과점이 있는데 전쟁 전에는 가자인들이 밖으로 나가거나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평소에도 이스라엘군의 엄중한 검사를 거쳐 출입이 허용되었고 전쟁과 동시에 폐쇄되어 가자인들은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 이틀 후에 가자에 대한 식품, 식수, 전기 및 연료의 외부 공급 및 진입을 완전 봉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전쟁 전에도 하루 500대의 상업 물자 및 국제구호 물품 트럭이 들어와야 했던 가자에 외부 생필품 진입이 완전 끊긴 것이다.

보름 뒤에 라파 통행점을 통한 국제구호 트럭의 물자 진입을 허용했지만 그 수량은 이전의 4분의 1인 하루 120대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유엔은 지난 1월부터 가자인 4분의 1이 배고픔을 넘어 굶주림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은 기근 처지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구호물자로 들어오는 연료 등을 하마스가 빼돌려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다며 연료 진입을 막았다. 빵을 구울 기름마저 없자 이를 소규모 허용했으나 이스라엘은 군사 전용과 상관없는 식품 진입도 온갖 트집을 잡아 장기 지연시키기 일쑤라는 비난을 받았다.

유엔 구호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고의적으로 식품 진입을 방해해 가자인의 굶주림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2월부터 비판했다. 올해 들어 기아로 사망한 가자인도 30명은 넘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날 신디 매케인 WFP 총국장이 주장한 것은 가자 바깥에 가자인들이 한 달 이상 넉넉히 먹을 식량이 이미 적재 비축되어 있는데도 이스라엘의 비협조와 방해로 가자로 들어가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고 기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은 올 1월에 자국 관리의 남부 카렘 통과지를 열고 물자 검열을 시작했으나 검열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만 받았다.

4월1일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에 구호 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요원 7명이  사망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4일 전화 통화하면서 미국 지지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5일 이스라엘은 북부의 에레즈 통과점 개방을 발표했다.

에레즈는 본래 물품이 아닌 사람 통행 전문 출입지였으나 이를 지중해에서 들어오는 국제구호 물자의 가자 진입 용으로 쓰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7일로 발표했던 에레즈 개방 일자를 연기시켜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다.

한편 유엔 WFP의 신디 매케인 총국장은 미국 정치인 고 존 매케인의 부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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