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나왔다" 환불 요구한 커플…피해업주 50명 넘어
[서울=뉴시스] 부산에서 음식을 배달시킨 뒤 이물질을 넣어 1년간 상습적으로 환불을 요구해 온 연인이 피해 업주들로부터 고소당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부산에서 음식을 배달시킨 뒤 이물질을 넣어 1년간 상습적으로 환불을 요구해 온 연인이 피해 업주들로부터 고소당했다.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해 11월 부산 연제구 일대의 식당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중 한 손님으로부터 "음식에서 실이 나왔다"는 환불 요청을 받았다. A씨는 실이 나온 게 맞는지 재차 물었고 손님이 사진까지 보내며 맞다고 하자 곧바로 음식값을 환불해 줬다.
이후 지난 1월 A씨는 배달 전문 음식점을 개업했다. 식당을 연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한 손님으로부터 "아침부터 음식에 실이 나와 기분이 나쁘다"는 환불 요구 전화를 받았다. 식자재 관리를 까다롭게 했기 때문에 그럴 리가 없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음식 가격 1만2900원을 환불해 줬다.
A씨는 과거 직원으로 일했던 기억이 떠올라 확인해 보니 당시 실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했던 손님의 배달지와 같은 걸 알게 됐다.
결국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사연을 올렸다. 그러자 "나도 당했다"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20명 넘게 나타났다. A씨가 피해자들의 연락을 바탕으로 해당 손님의 정보를 취합한 결과 배달지에 연인이 살고 이들이 번갈아 전화해 1년 가까이 수많은 식당에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낙곱새, 삼겹살, 피자, 마라탕에 이어 디저트로 토스트, 다코야끼까지 식당마다 메뉴를 다양하게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수법이 바뀔 법도 한데 한결같이 '실이 나왔다'고 했다"며 "다만 빨간 실, 파란 실, 노란 실 등 색깔만 다채롭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 피해자는 해당 손님에게 "한 번은 넘어가려고 했는데 두 번은 못 넘어가겠다. 진짜 실이 나왔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인정했다. 또 "왜 환불을 요구하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 환불 안 해줘도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연인을 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 중이며, 현재 파악된 피해 업주는 5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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