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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비 우려에 인상 미룬 한전, 하루 이자만 123억 '폭탄'[전기료 동결②]

등록 2024.06.23 07:00:00수정 2024.06.25 09: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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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반짝 흑자에 전기료 3분기 동결…5월 이후 인상 멈춰

정부, 물가 부담 완화 최우선…안정세에 4분기 인상 '가능성'

누적적자 45조·총부채 200조↑…"요금 정상화 반드시 필요"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2023.05.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2023.05.1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여름철 냉방비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전기요금 정상화 논의가 4분기로 밀렸다. 전기요금 논의가 지연될수록 한국전력공사의 재무위기는 가속하고 있다. 한전은 누적적자 45조원, 총부채 200조원으로 하루 이자만 123억원을 지출하고 있는데, 감내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1일 여름철을 앞두고 올해 3분기(7~9월분)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의 배경에는 한전의 실적 개선이 자리한다. 한전은 지난 1분기 1조2993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철 이후 4분기(10~12월분)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총선 국면으로 전기요금 인상 논의는 사실상 전무했다. 4월 선거가 마무리되며 전기요금 인상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해 5월 이후 멈춰섰다. 이후 지난해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만 ㎾h(킬로와트시)당 10.6원 인상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10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29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연이은 흑자에도 누적 규모로 따지면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누적된 적자는 42조3000억원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10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29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연이은 흑자에도 누적 규모로 따지면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누적된 적자는 42조3000억원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는 전기요금의 인상을 두고 한전 재무 상황과 물가를 저울질해 왔다. 그동안 국민들의 물가 부담 완화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전기요금 정상화를 후순위에 뒀다.

정부의 이런 노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2개월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을 이어가며 안정세를 찾은 모양새다.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건 공공요금, 특히 전기요금이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1년 전보다 2.7% 올랐는데 도시가스(3.0%), 지역 난방비(12.1%) 상수도료(3.2%) 상승과 비교해 전기요금(1.6%)의 오름폭은 미미했다.

물가가 안정된 만큼 정부가 오는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한전의 재무 상황이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전 적자는 발전사에 전기를 비싸게 사 와서 싸게 파는 역마진 구조로 인해 발생한다. 한전은 지난 4월 기준 ㎾h당 129.3원에 전력을 사서, 149.9원에 판매했다.

최근 역마진 해소로 숨통이 트였지만, 마진폭을 늘리기 위해선 전기요금을 더 높여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기요금이 계속 동결된다면 '싸게 파는'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서울 한 주택 우체통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고지서가 넣어져 있다. 2023.02.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서울 한 주택 우체통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고지서가 넣어져 있다. 2023.02.21. [email protected]


한전은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적자를 지속해 왔는데 지난 1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는 45조원이다. 이로 인한 총부채는 2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과도한 빚에 지난해 한전이 낸 이자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하면 매일 123억원의 이자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한전이 9개월 만에 한전채 발행을 재개하며 '빚 돌려막기'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채 발행 잔액은 현재 77조4000억원으로 발행 한도를 감안하면 10조원 밖에 여유가 없다. 한전의 경우 무분별한 사채 발행을 막기 위해 한도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법상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까지 사채 발행이 가능하다.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한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물가 상황 역시 무시할 순 없는 입장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전기·가스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 민생 직격타일 뿐 아니라 산업계 우려가 크기에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024.06.2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024.06.21.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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