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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없어요" 보도방 전방위 단속에 불야성 꺼졌다

등록 2024.06.23 10:00:00수정 2024.06.23 10: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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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방 이권 다툼' 살인 계기로 대대적 단속·수사

편법 영업 성행 노래연습장마다 사실상 개점휴업

"보건증 발급 안 되서…" 유흥주점 접객원 구인난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쌍암동 일대 번화가에서 광주경찰청 기동순찰대와 첨단지구대원들이 유흥주점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2024.06.11.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쌍암동 일대 번화가에서 광주경찰청 기동순찰대와 첨단지구대원들이 유흥주점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아가씨 보내는 업체가 운영을 안 해요. 당분간 영업 안 하는 곳도 많아요."

여성 접객원 알선업체인 이른바 '보도방' 이권 다툼에서 비롯된 흉기 살인 사건 여파로 광주 도심 유흥가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지난 21일 밤 광주 북구 용봉동 전철우사거리 일대. 금요일 밤이면 화려한 네온 사인으로 환하게 빛나던 광주 도심 대표 유흥가지만 인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접객원 영업이 불법이지만 보도방을 통한 변칙 영업이 성행했던 '노래 연습장'이 모인 골목은 간판 조명이 꺼져 어두컴컴했다. 노래 연습장마다 아예 문이 잠겨 있거나 영업을 조기에 마감했다.

일부 노래 연습장은 영업 중이었지만 '노래만 부르실 수 있어요', '밤 11시에 영업 끝났어요', '우리 아가씨 오늘 없는데 괜찮느냐'며 상당수 손님들을 돌려보냈다.
 
취객들의 발길마저 뚝 끊기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한 노래 연습장 종업원은 "요즘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시 단속을 벌이면서 대부분 보도방 업체들이 운영 자체를 안 한다. 아가씨들을 불러도 당분간은 오지 않는다. 암암리에 아직 영업하는 곳은 있지만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술·안주 판매와 접객원 알선·고용이 합법인 유흥주점도 단속 강화로 접객원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유흥주점 접객원의 보건증 여부까지 살피면서다.

일반음식점 종사자와 달리 유흥업소 접객원은 검사 항목이 더 많은 '유흥 보건증'을 발급받아야 일할 수 있다.

검사 후 발급까지 통상 7일가량 걸리는데 그동안 보건증 없이 영업 일선에 나섰던 접객원들은 부랴부랴 발급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봉동 한 유흥주점 업주는 "보건증을 신청한 애(접객원)들이 아직 안 나와 2명 뿐이다. 보건증이 나올 때까지는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손님들도 대다수 발길을 되돌린다"고 밝혔다.

신안동 일대 유흥주점 사장은 "유흥보건증 받기를 꺼려하기도 하고 검사 이후 시간이 좀 걸린다. 접객원이 부족하기도 하고 그 사건 이후로 손님들도 괜스레 발길을 끊어 영업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광주 광산구 유흥가에서 빚어진 보도방 업주 살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노래 연습장 불법 접객원 영업과 보도방 운영 실태 등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이권 다툼이 흉기 참극으로까지 이어진 만큼, 폭력조직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심지어 이원석 검찰총장까지 나서서 "유흥업소 이권다툼 과정에서의 불법과 그 배후의 폭력조직 개입 여부까지 철저하게 수사해 시민들의 불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유흥가 주변 불법 폭력 범죄에 엄정 대처해 비슷한 범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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