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니라고 해"…사망자 신원 확인한 유족들 '오열'
'시청역 급발진 교통사고' 9명 사망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 6명 안치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 등 관계자들이 사고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4.07.01. [email protected]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된 6명을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했다. 시신을 실은 구급차들은 경찰 오토바이 등의 교통 지원을 받아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심정지 후 사망 판정을 받은 분들은 병원으로 가지 않고 장례식장으로 바로 이송됐다"며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3명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는 30대 남성 3명, 40대 남성 2명, 50대 남성 1명이 이송됐다.
자정을 넘긴 시각 임시영안실에 모인 유족들은 지하 안내실을 찾아 차례로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오전 1시께 임시영안실에서 나온 여성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엉엉 울며 걸어갔다. 여성은 취재진이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오전 1시30분께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한 남성은 취재진을 향해 "어디로 가야 하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남성은 약 20분 후 현장에 도착한 여성이 길에 주저앉아 오열하자 달랬다.
여성은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곧이어 도착한 엄마와 부둥켜안고 울었다.
오전 1시43분께 안치실에 도착한 여성은 자기 이마를 때리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 중 상담사무실 안을 들여다보며 울먹이기도 했다.
숨진 이들의 빈소는 장례식장 2~5층에 차려질 예정이다. 아직 빈소가 마련된 사람은 없는 상태다.
전날 오후 9시27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하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들은 시청역 인근을 지나가던 행인으로 모두 30~50대 남성이다. 퇴근 후 회식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직장인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중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된 6명 외 3명은 심정지 상태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으로 이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운전자 A(68)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으며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A씨가 진술이 가능해지는 대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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