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 노조, "전삼노 조합원수 부풀렸다"…고용노동부에 신고
초기업 노조, 근로시간 면제 관련 노동부에 전삼노 신고
전삼노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 내주 파업 이끌어
일부에선 노노 갈등으로 해석…총파업 영향 여부 '촉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총파업 중인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정현호 부회장 및 사측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다수의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초기업 노조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방문해 삼성전자의 부당노동행위를 '사용자 불법행위'라고 신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삼노에 반대해 출범한 DX노조(5노조)가 소속된 삼성그룹 계열사 통합 노조다.
초기업 노조는 삼성전자 측이 전삼노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과도하게 부여하고 있다며 이를 노동청에 신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초기업 노조 측은 "전삼노 전임 집행부가 2020년 조합원 숫자를 의도적으로 부풀렸고, 그 결과 2021년 단체협약을 통해 사측으로부터 기준보다 많은 면제 한도 시간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신고하는 한편 전삼노의 비위까지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초기업 노조의 이번 신고를 삼성전자 '노노' 갈등으로 보기도 한다.
초기업 노조에 따르면 전삼노 집행부는 지난 2021년 체결한 단체협약을 통해 1만5000시간 이상의 근로시간 면제를 받았다.
근로시간 면제는 노조 집행부가 업무를 하지 않고, 조합 활동에 전념하며 회사에서 급여를 지급하는 인원을 말한다. 1만5000시간을 면제 받았다는 것은 전삼노 집행부 간부 8명이 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풀타임으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에 해당한다.
초기업 노조는 하지만 당시 전삼노 집행부가 근거로 제시한 조합원 수는 실제보다 1000여명 이상 더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기업 노조 DX지부에 따르면 당시 전삼노는 실제 비조합원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수를 부풀렸다. 현재 전삼노는 이렇게 부풀려진 인원들을 순차적으로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 노조 측은 "조합원 수 부풀리기는 단순히 '노조 세 과시' 문제를 넘어 조합원 수에 비례해 근로시간 면제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심각하다"며 "시정이 필요해 고용노동부에 이를 신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이번 신고가 정식으로 접수되면 감독관을 배정해 해당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 경우 전삼노의 불법행위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근로시간 면제 한도 초과 사용이 고용노동부를 통해 확인될 경우 행정지도 등 개선 조치를 하게 된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총파업 중인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트럭이 서 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앞서 전삼노가 지난달 7일 집단적 연차 사용 방식의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서자, 초기업 노조는 "파업의 목적성이 불문병하다"며 반발했다.
당시 초기업 노조는 "전삼노의 파업은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삼노는 내주 8~10일 진행하는 총파업과 관련해 "5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집결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파업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전삼노에 따르면 3일 오후 기준 '총파업 참여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2000여명 수준이다. 전체 조합원(2만8000여명)의 7% 수준이다.
초기업 노조 DX지부 측은 "초기업 노조 차원에서는 이번 파업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며 "파업은 지지하지만 교섭 대표인 전삼노 측으로부터 아무런 지침도 전달 받지 못해 파업 참여를 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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