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부 "사직 처리 15일까지" vs 전공의 "복귀 안 한다"(종합)

등록 2024.07.11 17:20:21수정 2024.07.11 17:30: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사직처리시한 연장해달란 요구에

"예정대로 15일" 선 그은 복지부

사직수리시점도 '6월 이후' 고수

복귀 움직임은 미미…무응답 지속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국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주요 내용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07.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국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주요 내용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원칙을 깨고 전공의에게 각종 복귀 유인책을 제시했던 정부가 사직서 수리 시점과 수리 기한과 관련한 의료계의 요구엔 선을 긋고 있다.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철회에 수련 특례까지 마련하며 이미 충분히 양보를 했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사직서 처리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공의 복귀나 사직 처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처리해야 하는 기한은 오는 '15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 8일 전공의 복귀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련병원들에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하라고 했다. 이달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시작되므로 그 전까지 결원이 얼마나 되는지 확정해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일주일 안에 수백 명에 달하는 전공의 복귀나 사직 여부를 확인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 이에 시한을 일주일 연장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했는데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김 총괄반장은 "(시한을) 당초 예정대로 15일로 진행하려 한다"며 "현재 주요 병원에서 정부 방침에 맞춰 15일까지 사직서 수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다른 병원에서도 이 시점에 맞춰서 사직서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전공의 사직 시점을 사직서를 제출했던 2월로 해야 한다는 의료계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것이 6월4일이므로 그 이후가 수리 시점이 된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전공의는 규정상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과목과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 사직서 수리 시점이 2월이 되면 전공의들이 내년 3월 수련을 재개할 수 있지만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복지부는 사직한 전공의들이 오는 9월 하반기 모집을 통해 복귀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는 올해 9월 모집 한정이어서 이번에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 9월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0일 서울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1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0일  서울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이처럼 복지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두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엔 이미 양보할 만큼 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그간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절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을 요구해왔는데, '증원 백지화'를 제외하고선 이들의 요구가 대체로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8일 복귀 전공의뿐 아니라 미복귀 전공의를 상대로도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수련 특례를 적용한다는 방안 발표에 대해선 전공의들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형평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서도 "6월4일 행정명령 철회에도 불구하고 복귀, 사직 전공의가 많지 않아 의료공백이 지속되기 때문에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차라리 처음부터 원칙 얘기를 안 했으면 모르겠다. (정부가 양보를) 너무 많이 했다"고 했다.

다만 대책 발표 나흘째인 이날까지 전공의 복귀 및 사직과 관련해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상태다.

10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0%였다. 출근자 수는 1096명으로 하루 전보다 6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11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사직률은 0.65%(68명)에 불과했다.

전공의는 이날 오전 열린 5차 의료개혁특위 회의에도 불참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특위에 들어와 2026학년도 이후 추계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달라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응답은 없다.

갈등 요인은 오히려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전공의 보호 신고센터엔 복귀 전공의에 대한 특정 정보가 의사 커뮤니티에 공개하는 등 복귀를 비방하는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복지부가 수사 의뢰에 나섰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 거부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을 지지한다고 하며 자신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료개혁특위는 이날 회의를 연 뒤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을 3년 내로 5~15% 감축하고 중증 중심으로 보상을 대폭 강화하는 용이 담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안을 내놨다. 또 의료분쟁 시 환자를 돕는 대변인 제도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