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호우에 시민들 "출근길 불편…침수 우려"[현장]
기상청, 시간당 50~100㎜ 집중호우 예보
출근 직장인 "30분 일찍 출발했는데 지각"
상습 침수지역에선 물막이판 설치해 대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집중호우가 내린 17일 서울 성동구 성동교 부근 중랑천 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중랑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성수JC 전 구간이 통제됐다. 2024.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이은세·조유리 인턴기자 = 수요일인 17일 서울은 아침부터 세차게 내리친 빗줄기에 시민들이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상습 침수 지역의 주민들은 침수 피해가 발생하진 않을지 우려하며 대비에 나선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찾은 서울 강남역 앞, 전철역에서 나온 직장인들은 비바람을 뚫고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들이치는 빗방울을 막기 위해 우산을 앞으로 기울인 채 조심히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정강이까지 오는 장화나 맨발에 샌들을 신은 사람도 눈에 띄었다. 한 중년 남성은 청바지를 두어번 접어 올린 채 슬리퍼를 신고 거침없이 걸어갔다.
시민들은 집중호우가 출근 시간에 겹쳐 불편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방금 막 출근을 마쳤다는 이모(52·중랑구)씨는 "가뜩이나 정신없는 출근길에 비까지 많이 와서 더 짜증이 났다"며 "오는 길에 신은 운동화가 다 젖어서 방금 사무실에서 슬리퍼로 갈아신고 나왔다"고 말했다.
삼성역으로 출근하는 이모(29·경기 과천시)씨도 "평소엔 40~50분이면 회사에 도착하는데 오늘은 30분이나 일찍 나왔는데 지각 위기"라며 "사람이 몰려 지하철을 3대나 눈앞에서 보내야 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은세 인턴기자 =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지하상가에 집중호우를 대비해 물막이판을 설치한 모습. 2024.07.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내 상습 침수 지역에서는 물막이판을 설치해 호우에 대비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서초구의 한 아파트 상가는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마다 무릎 높이까지 오는 나무 물막이판을 설치했다. 건물 출입구에 턱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수위가 높아졌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관악구 신림동의 주택가에는 반지하 가구를 중심으로 수해 방지용 물막이판이 설치돼 있었다. 한 집은 창문에 아크릴 재질로 된 물막이판을 설치했고, 철제로 된 물막이판으로 대문을 통째로 막은 집도 있었다.
이 지역에 사는 한 주민은 "이곳에 이사를 온 지 3년 정도 됐는데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나오면 늘 긴장된다"며 "지난번 침수 땐 비가 막 들이차서 정말 긴급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8월 신림동에서는 폭우로 침수된 반지하 주택에 고립된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당시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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