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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행으로 피해자 사망…무도대회 입상자 2심 징역 23년

등록 2024.07.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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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징역 20년 선고…형 가중

5분간 80여 차례 폭행한 혐의

피해자 의식불명 치료받다 사망

法 "흉기 사용 아니지만 범행 잔혹"

[서울=뉴시스] 함께 술을 마시던 일행을 5분간 80여 차례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리고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4.07.28.

[서울=뉴시스] 함께 술을 마시던 일행을 5분간 80여 차례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리고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4.07.28.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함께 술을 마시던 일행을 5분간 80여 차례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리고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지난 2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도 함께 명했다.

의식불명이던 피해자가 지난 5월 치료 중 사망함에 따라 공소사실이 변경돼 A씨는 1심에서 살인미수 등 혐의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항소심에서 형이 3년 가중되고 부착 기간도 10년 늘어난 것이다.

A씨는 항소심에서 "술에 취해 평소 앓고 있던 분노조절장애, 충동장애 등이 발현돼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적이나 언동에서 술에 만취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음주로 인해 평소 앓고 있던 정신질환이 발현돼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음주의 영향과는 무관하게 다른 자극에 의해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를 초래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수법, 결과의 중대성 등에 비춰보면 심신미약을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형을 감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항소심 과정에서 사망해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해 다시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술집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나 술을 마시던 20대 남성 B씨를 5분간 80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인근 매점에서 로또를 구매하려던 중 B씨가 "무슨 로또냐 담배나 사라"며 욕설을 섞어 말하자 주먹과 가게 안 유리병 등을 이용해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폭행으로 인해 당시 B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안면부 다발성 골절 등으로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지난 5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폭행을 말리는 점주들을 밀치거나 가게 안 기물들을 파손해 40만원가량의 재산 피해를 낸 혐의도 함께 받는다.

법정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검사 결과 27점을 기록, 위험도 '높음'의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연쇄살인 혐의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강호순과 같은 수치다.

1심은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과거와 같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의 알코올 의존증,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정신과적 질환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피고인은 위와 같은 질환에 대해 현재까지 치료를 받아왔고 향후 강력한 치료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양형사유를 들었다.

피고인과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모두 항소했다. 한편 A씨는 학창 시절 '극진공수도'를 6년간 배워 관련 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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