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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실력 출중한 해리스, 정치와 선거에 십분 활용[2024美대선]

등록 2024.07.24 10:56:27수정 2024.07.24 10: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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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걸핏하면 골프 실력 자랑

해리스는 "요리책 쓰고 싶다"며 실력 과시

힐러리 요리 않는 이유 변명했다가 역풍

[서울=뉴시스]인도계 배우 민디 캘리의 부엌을 방문해 남인도식 요리를 선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동영상이 조회수 600만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해리스는 요리를 정치에 잘 활용하는 정치인이다. (출처=유튜브) 2024.7.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인도계 배우 민디 캘리의 부엌을 방문해 남인도식 요리를 선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동영상이 조회수 600만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해리스는 요리를 정치에 잘 활용하는 정치인이다. (출처=유튜브) 2024.7.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요리에 관심을 보인 미국 대통령은 드물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석탄으로 스테이크를 직화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었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스스로를 촌 요리사로 묘사한 적이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에이프런을 입은 모습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만큼 요리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없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골프장에서 실력을 자랑하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 못지않게 해리스는 부엌을 활용한다.

“대통령과의 만찬: 음식, 정치, 백악관 식사의 역사”라는 책을 쓴 알렉스 프루드홈은 “카멀라 만큼 요리의 힘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요리 동영상을 선거 유세에 활용하며 굶주림과 농장 노동과 같은 사안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해리스는 요리를 하면서 평정심을 되찾기도 한다.

"요리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

그는 상원의원이던 2018년 기고한 글에서 “일주일 동안 6번이나 비행기를 타는 등 너무 정신없이 돌아갈 때 일요일 저녁 가족을 위한 식사를 만들면서 마음의 평안을 회복한다”고 썼다. “요리할 때면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음식은 정치에서 중요한 수단이다. 후보자가 특정 지역 음식을 먹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대통령의 음식에 대한 기호가 외교는 물론 농업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의 인격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젤리 빈을 자신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트럼프는 패스트푸드 이미지를 강조한다. 조 바이든은 아이스크림 애호가로 포장한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도 볼로네제 파스타를 좋아하는 것으로 포장하지 않을까.

2019년 촬영한 90초 짜리 동영상이 최근 다시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 MSNBC 방송에 출연하면서 마이크 테스트를 하는 동안 기자들에게 추수감사절 칠면조 요리법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소금물을 쓰기보다 소금을 직접 뿌려야 좋다는 내용이다. “소금과 후추를 듬뿍 뿌려야 한다. 빈 곳이 없이 구석구석 뿌려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는 어머니 슈야말라 고팔란으로부터 처음 요리를 배웠다. 2020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해리스는 “어머니가 ‘카멀라야,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구나. 그러면 요리를 배워야지’라고 말하곤 했다”고 말했었다.

요리 사이트 섭렵하고 자기 전엔 요리책 읽어

해리스는 요리 웹사이트를 서핑하고 자기 전엔 요리책을 읽는다. 이탈리아 요리사 마르셀라 하잔과 캘리포니아 요리사 앨리스 워터스의 요리를 좋아한다. 지난해 제니퍼 허드슨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 직접 요리책을 쓰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해리스는 2020년 대선 운동 당시 유튜브에 올린 일련의 요리 동영상에서 실력을 자랑했다. 한손으로 달걀을 깨고 양파를 능숙하게 다지는 모습에 요리사인 톰 콜리키오가 칭찬하는 장면도 나온다.

집 부엌에는 법랑 냄비들이 가득하고 가스레인지와 오븐 옆에는 주걱과 숟가락이 가득한 도기 항아리가 있다. 요리 잘하는 사람의 전형이다.

여성 정치인이 요리와 정치를 조화시키는 일은 힘든 일이다. 1992년 남편이 대통령이 출마했을 당시 힐러리 클린턴은 “집에서 쿠키를 굽고 차를 마실 수도 있었지만 소명을 다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해 자신이 요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변명했다. 당시 전업 가정주부들이 크게 반발했었다.

힐러리는 2016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이 말을 다시 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집안에 전해지는 찜 요리 조리법을 공개하면서 뉴햄프셔 주와 아이오와 주에서 승리했었다.

해리스는 2020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요리 실력을 십분 활용했다. 600만 명이 시청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해리스는 인도계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민디 케일링의 집을 찾아가 마살라 도사(남인도식 쌀 팬케이크)를 만들면서 케일링의 부모들이 남겨준 각종 향신료를 경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다 정치색이 짙은 동영상들도 있다. 아이오와 주 청소년 지지자들과 함께 몬스터 쿠키를 만들기 위해 사과와 베이컨을 자르면서 모두 아이오와 주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정치 활동에 요리 관련 에피소드 많아

코로나 팬데믹 때는 호세 안드레스에게 달걀 요리법을 배우는 장면, 콜리키오에게 모로코식 미트볼을 만드는 법을 보여주면서 팬데믹으로 식당이 문을 닫아 피해를 보는 것을 걱정하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올렸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 주)이 참치 샌드위치를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 동영상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잽을 날린 동영상도 있다. 당시 워너 상원의원은 해리스 동영상에 디종 머스타드 병이 있는 것을 보고 “폼 잡기 좋아하는 캘리포니아 북부 사람”이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요리사였던 샘 카스는 해리스가 대통령에 당선하면 요리할 시간은 거의 없겠지만 전혀 시간을 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일요일에 저녁 요리를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백악관에 솜씨 좋은 요리사들이 많아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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