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스라엘 직접 공격 명령"…하니예 피살 대응
NYT 보도…긴급회의서 공격·방어 계획 준비 지시
공격 수위 미지수…군사 시설 미사일 공격 가능성
[테헤란=AP/뉴시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인근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모습. 뉴욕타임스는 하메네이가 31일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 직접 공격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2024.08.0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체류 중 피살된 데 대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31일(현지시각) NYT에 따르면 이란 관료 소식통들은 하메네이가 이날 오전 개최된 최고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에서 이같이 명령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모든 국가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 군 통수권자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군 지휘관들에게 전쟁이 확대되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해 공격과 방어 계획을 모두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에 체류하던 중 이날 새벽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란과 하마스는 하니예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통상 국외 비밀 작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하메네이는 하니예 죽음 직후 공개 성명을 내 "이란 영토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그의 피에 대한 복수는 우리의 의무"라며 직접 보복을 시사했었다.
하메네이가 이스라엘 직접 공격을 명령하면서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아슬아슬한 확전 줄타기를 해왔던 양측이 전면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헤란=AP/뉴시스] 31일(현지시각) 이란에서 피살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2024.08.01.
이란이 얼마나 강력하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4월 공격과 같이 수위를 조절해 확전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영사관 피격에 대응해 이스라엘로 미사일과 로켓 수백발을 보내되, 사전에 공격 계획을 노출해 피해는 최소화했다.
이란 군 지도부는 텔아비브와 하이파 인근 군사 시설에 대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란 관료들은 민간인 목표물에 대한 공격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 다른 전선에서 합동 공격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피살 사건이 일종의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이란 관료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자국 영토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걸 손 놓고 당해온 이란으로선 굴욕적인 안보 침해였다.
특히 하니예의 유명세와 함께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다른 동맹들이 테헤란에 모였던 점을 고려할 때 당혹감은 더욱 컸다. 단순히 정적 한 명을 살해한 게 아닌, 이란 인사 누구든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모욕으로 간주되고 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 이란 국장은 NYT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을 억제하고 주권을 지키며 역내 파트너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보복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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