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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AI내전②]검찰 수사 돕는 AI…기대 반 우려 반

등록 2024.08.07 08:00:00수정 2024.08.19 10: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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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서도 인공지능 활용한 시스템 도입

유사 사건 서류 추천, 조서 작성 지원 등

수사 과정 업무 처리 효율성 증대 기대감

진술조서 완결성·시스템 교육 등은 과제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의 뛰어난 성능이 법조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검찰 또한 수사 효율성 증진을 위해 AI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대검찰청.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의 뛰어난 성능이 법조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검찰 또한 수사 효율성 증진을 위해 AI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대검찰청. 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인공지능(AI)의 뛰어난 성능이 법조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검찰 또한 수사 효율성 증진을 위해 AI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선에선 AI가 도입될 경우 사건처리에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AI 성능 때문에 오히려 업무가 가중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AI 기술을 활용해 검사 업무를 보조할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오는 9월 중 개시할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시스템에 대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과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의 사건처리업무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차세대 킥스의 핵심은 '유사 사건 수사서류 추천'과 '음성인식 조서 작성 지원' 등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기존에는 유사 사건 서류 및 판결문 등을 검색하기 위해선 단순히 키워드를 입력한 다음 사람이 다시 이를 직접 분류해야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반면 차세대 킥스는 신규 사건의 사건정보를 입력하면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 정보를 통해 범죄 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시스템은 유사 사건 피의자 신문조서, 진술조서, 송치결정서, 법령정보, 공소장, 결정문 등을 추천 해주는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I를 도입할 경우 ▲진술 요약 및 분석 ▲증거물 내 유의미한 정보 추출 ▲수사 질문 생성 ▲누락 정보 파악 ▲구형량 제안 등이 용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음성인식 조서 작성 지원'의 경우 조사자와 피조사자의 문답을 자동으로 입력할 수 있게 하면서 조서 작성에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조사자가 조사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 큰 이점으로 꼽힌다.

통상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할 때 조사자는 피조사자의 답변에만 집중하다 보니 피조사자의 비언어적 표현 등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피조사자의 태도 전반적인 면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DB

대검 관계자는 "차세대 킥스 도입으로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성을 증대하고,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AI 도입은 시대의 흐름이다. 앞으로도 연구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업무에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킥스에 대한 기대감이 검찰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된 차세대 킥스 구동 관련 공지글에선 '기대된다', '응원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지방 검찰청의 A 부장검사는 "수사관이나 말석 검사들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 해주니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면서 "예전보다 업무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한 AI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와 한계점을 지적하는 일선 부장검사들의 반응도 있었다.

수도권 검찰청 소속의 B 부장검사는 "형사사건은 피고인이 지은 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내리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전자화가 빠른 민사사건과 달리 전자소송으로의 변화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할 땐 피조사자의 답변뿐 아니라 취지와 뉘앙스도 파악해야 하는데 AI가 단순히 답변을 텍스트만 옮겨 적는다면 제대로 진술조서가 작성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이 더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C 부장검사도 "당장 다음 달부터 차세대 킥스가 도입된다는 공지가 있지만 사용 방법 등에 대한 교육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며 "도입되더라도 쓸 수가 없어서 현행 방식대로 사건을 처리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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