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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패닉셀, 언제까지…증권가 "경기침체 우려 과도"

등록 2024.08.09 06:00:00수정 2024.08.09 07: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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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엔캐리트레이드 청산물량 우려"

"안정 찾고 있지만 불안…널뛰기 장세"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하락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1.68포인트(0.45%) 내린 2556.73에, 코스닥지수는 3.26포인트(0.44%) 내린 745.28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024.08.0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하락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1.68포인트(0.45%) 내린 2556.73에, 코스닥지수는 3.26포인트(0.44%) 내린 745.28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024.08.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일본 엔 캐리 드레이드 청산 공포가 트리거가 됐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 2일 8478억원, 5일 1조5238억원, 6일 1741억원, 7일 187억원, 8일 5272억원 등 3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탈출은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 이상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가 6.7%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7월 고용지표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부진하며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됐다.

일본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달러·엔 환율이 수직 낙하한 것과 시기가 맞물렸다. 조달 비용이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차입해 미국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빠져나가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시작됐고, 경기둔화(리세션) 베팅이 크게 늘었다.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지난 3∼4년간 초저금리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유행했다.

투자자들은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엔화 대출을 받아 미국 국채,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대만 주식, 신흥시장 통화에 투자했다. 그 규모가 수천억에서 수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블랙 먼데이'를 전후해 이중 4분의 3에 달하는 규모가 청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경기 둔화와 침체는 구분돼야 하며, 지금의 지표들이 나타내는 방향은 경기의 둔화이지 침체와는 거리가 있다"며 "시장의 과민반응이 되돌려질 때 증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8일 장중 코스피 흐름은 달러·엔 환율과 강하게 연동되며 엔화가 절상되면 떨어지다 엔화가 절하되면 오르는 것을 반복했다"며 "엔화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거의 동일하게 움직이는 현 상황 자체가 시장이 아직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량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의 정확한 청산 물량을 가늠하기 힘들지만 75% 가량이 청산됐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런 수급은 기계적 매도이기 때문에 약간의 하방압력을 단기적으로 더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수급과 관련,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불안함은 잔존해있고, 그 누구도 매수 버튼을 확신하고 누르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눈치보기, 널뛰기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래도 이번주 경제지표들은 침체 우려를 조금이나마 걷어주고 있고, 엔화 역시 일본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우려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 역시 "현재 확인된 정보로 미국의 '경기침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7월 ISM 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가 부진했고, BOJ의 깜짝 긴축 이후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자 시장이 급변했다"며 "마치 뜨거운 여름에서 바로 혹한기인 겨울이 시작된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역사적 침체 징후로 가장 활용도가 높았던 장단기금리차 역전을 이용한 경기침체 확률의 경우 올해보다 오히려 2023년 중반까지 침체 우려가 가장 높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7월 지표 부진으로 샴룰 기반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부분은 현실이나 샴룰을 개발한 클라우디아 샴 박사조차 7월 말 블로그를 통해 이번 샴룰 조건 달성이 과거 침체기와는 다르다고 밝혔다"며 "대규모 해고와 경제활동참여율 하락으로 일할 의지마저 둔화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징후가 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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