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의혹 각시탈 같아" 허위 방송한 유튜버 벌금형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수원지방법원 청사. 2023.08.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집회에 참석해 정부 퇴진 등을 주장한 20대를 이태원 참사 음모론 중 하나였던 '각시탈'인 것처럼 지목한 유튜버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1월6일 자신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피해자 B씨의 얼굴 사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면서 B씨가 이태원 참사를 고의로 일으켰다는 의혹을 받는 '각시탈'인 것처럼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뒤 유튜브와 SNS에서는 각시탈을 쓴 사람들이 참사 발생 전 아보카도 오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경찰 수사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앞서 같은 달 5일 서울 시청역 부근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B씨의 영상을 재생하거나 영상을 캡처해 각시탈 사진과 함께 보여주며 "턱 모양이랑 너무 비슷하다", "너무 흡사한 사람이 지금 방송에 나왔다"고 말하며 B씨가 의혹 당사자인 것처럼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사건으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선고받았으나,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는 재판에서 "수사기관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해주길 바라는 공익 목적으로 방송한 것이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지 B씨가 각시탈이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해자는 각시탈을 쓴 남성이 아니고, 각시탈을 쓴 두 남성이 고의로 이태원 참사를 일으킨 것도 아니라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허위"라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면서도 그 진실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일단 전파되고 나면 그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피고인이 충분한 근거나 검증 없이 피해자를 이태원 참사를 고의로 일으켰다는 의혹을 받던 각시탈로 지목한 것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의 한도를 넘은 것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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