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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3회째 금리 동결…이창용 "집값 자극 안돼…영끌 경고”(종합)

등록 2024.08.22 14:06:41수정 2024.08.22 15: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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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내수는 좀 시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지만, 금융 안정은 지금 막지 않으면 조금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영끌족'에게는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묶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갔다. 만장일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역대 최장 기간인 1년 7개월 동안 3.5%로 유지됐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물가 성장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에 대해 조금 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 몇 달간은 수렴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지며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기자 간담회 내내 금리 인하 여건 조성에도 최근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 우려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데 주력했다. 그는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시장이 기대했던 인하 소수의견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금통위부터 등장했던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의견은 5회 연속 등장하며 7월 보다 2명이 늘어난 4명으로 불어났다. 금통위는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을 내놓는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4명은 물가 상승률이 수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이 발표되고, 시행될 것인 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금리 결정을 하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두 분은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는 시차가 좀 더 걸릴 것"이라며 "또 향후 3개월 내인 11월까지는 금융 안정에 보다 유의하는 것이 좀 안정적인 정책 아닌가란 생각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기자회견을 보고도 (10월 인하) 판단을 내린다면 그건 본인이나 보는 사람들의 해석"이라면서 "저희 3개월 이라는 것은 10월이나 11월 모두 포함됐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여러 지표를 판단해 금통위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는 소위 '영끌족'에는 경고를 보냈다. 그는 "2018~2021년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거로 생각한다면 이번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현실적이고 과감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전처럼 연 0.5% 수준의 금리로 내려갈 일이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13차례 연속 동결했다. 역대 최장기간 동결이다. 내수 부진 우려에 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지만, 금리 인하가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13차례 연속 동결했다. 역대 최장기간 동결이다. 내수 부진 우려에 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지만, 금리 인하가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 호조세가 내수로 이어지는 시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고용이라던지 내수로 퍼져가는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줘서 하반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하반기의 낮은 수익성으로 보너스가 없어서 임금이 크게 오리지 못했다"면서 "이제 보너스가 임금 지급으로 하반기에 연결되면 내수로도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금리 인하를 통한 내수 진작 효과도 시차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소비는 소득에 영향 받아 시간이 걸리며, 인구가 줄고, 60대는 저축을 늘리는 추세 등 구조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금리를 낮추면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 증가에는 제약적으로 작용하고, 시간이 걸린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서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나갈 속도보다 시장의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생각보다 떨어진 정도가 과하다"면서 "국내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작동하고 있는 것은 여러 수급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날 금리 동결에 대한 대통령실의 부정적인 의견 피력에는 "어느 측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며 "견해들을 다 취합해서 듣고 금통위 내부에서 토론을 통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은 금리 결정에 대해 다소 아쉽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2.5%)보다 0.1%포인트 낮춘 2.4%를 제시했다. 물가 상승률은 2.5%로 5월 전망치(2.6%)보다 낮췄다.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는 각각 2.1%, 2.1%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1분기 깜짝 성장률이 소비를 포함해서 일시적인 요인이 컸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술적으로 낮춘 것이니 경기가 나빠졌다는 등 기조적인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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