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 정책실패 아냐"[일문일답]
금융위원장, F4 회의 뒤 가계부채 관련 언론 브리핑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9.06.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뒤 금융위 기자실에서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연기를 결정했던 데 대해 "소상공인 채무부담 완화 조치가 7~8월에 이뤄지는 게 있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평가가 진행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상황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정책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실패라고 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 한다"고 잘라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이 가계부채 폭증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특례보금자리론 도입 당시에는 부동산 경착륙을 우려할 때였다.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정부 입장에서 부동산 하향 안정화 시기에 무주택자에게 주택 구입 기회를 주는게 맞다고 판단을 한 것"이라며 "올해는 디딤돌을 확대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원상복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이후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는데 있어서 정책자금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분도 최근에 금리를 조금 높이며 정책자금 관리를 강화했다"며 "상황에 맞는 정책조합을 하는 과정이었다. 상황이 바뀌어도 정책이 안 바뀌면 더 문제일 수 있다는 관점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현재 논의 중인 가계대출 관련 추가 대책이 있는가.
"언론에서 많은 추측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대책들을 다 포함해서 모든 옵션을 올려놓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상환능력에 맞춰 대출을 받는 기조를 확대하고 DSR 규제를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가계대출도 상황에 따라 집중되고 늘어나는 부분이 있을테니 그에 맞춰서 필요한 시기에 신속하게 조치를 하겠다."
-가계부채 이유 중 하나로 정책금융이 지적되는데 금융당국 책임은.
"특례보금자리론 도입 당시에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우려할 때였다.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화 시기에 무주택자에게 주택 구입 기회를 주는게 맞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올해는 디딤돌을 확대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원상복구를 했다. 4월 이후 전체적으로 대출이 늘어나는데 있어서 정책자금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분도 최근에 금리를 조금 높이며 정책자금 관리를 강화했다. 상황에 맞는 정책조합을 하는 과정이었다. 상황이 바뀌어도 정책이 안 바뀌면 더 문제일 수 있다는 관점으로 이해해달라."
-은행들이 알아서 대출관리를 하라는 것은 은행에 책임 전가할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닌가.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은행에 책임 전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은행들이 고객을 가장 잘 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줄여야겠다고 인식한다면 자기 고객과 상황에 맞는 조치들을 해나가는 것이 은행이나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 측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스트레스 DSR 2단계 개편 발표하고 9월이 됐는데 현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모니터링 상황은.
"8월은 곧 숫자가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겠지만 보도가 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당폭으로 8월에 증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래도 주담대라는 게 계약하고 1~2개월 있다가 시행되는데 6~7월 거래량이 많았던 게 8월에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 9월1일 스트레스 DSR 2단계 시작 대비해서 대출을 앞당겨 받았다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반영됐는지 모르겠지만 일부 작용은 했을 수 있다. 다만 9월 숫자는 아직 트렌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 정책과 은행의 노력으로 8월보다는 증가세는 둔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9.06. [email protected]
"실수요라는 것은 일률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대신 개념적으로는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집을 갖겠다고 하면 실수요에서 우선순위가 뒤로 갈 것이다. 자기가 살집이 아닌데도 전세를 끼고 사겠다고 하면 주택시장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를 갖고 사는 거니까 꼭 지금 대출을 해줘야 하겠느냐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유주택자가 대출을 끼고 집 사는데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실수요를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장과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은행이 판단을 하고 관리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가계대출 관리가 늦어져도 실수요자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금감원장이 메시지를 낸 부분은 실수요자의 어려움이 있을텐데 그런 부분에서 은행 차원에서도 관리나 고려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편적으로 보면 어느 부분이 강조 됐느냐에 따라서 메시지가 충돌되거나 혼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체 흐름으로 보면 금감원장 말씀이나 제가 말씀 드린 것이나 차이가 없다."
-주담대가 막히면서 신용대출이나 다른 업권으로 풍선효과 나타난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책효과를 내기 위해 주담대가 아닌 다른 부분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을 하겠다."
-은행의 자율적 관리 강조했는데 금융당국 개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금감원장과는 다르지 않나.
"제가 취임을 하면서 가계부채를 엄정하게 관리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시장개입이다. 금융당국이 그런 메시지를 내고 조치를 하는 부분도 넓게 보면 시장개입이다. 가계부채를 줄이고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취지인데 그것은 정부나 감독당국의 책무이다. 그것마저도 부정적 의미에서 시장개입이라고 한다면 비판을 받아도 당연히 (개입을) 해야 하는 게 금융당국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은행의 개별적 행위에 대해서 어디까지 관여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은행이 가장 투기적이라고 생각되는, 꼭 필요하지 않은 수요부터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자율적으로 조치하는 게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연기 이후에 가계대출이 17조원 늘었는데 DSR 연기부터 정책실패 아닌가.
"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한 것은 소상공인 채무부담 완화 조치가 7~8월에 이뤄지는 게 있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평가가 진행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정책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패라고 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 한다. 7~8월에 대출이 늘어난 부분은 우려하고 있고 가계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
-금감원장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만으로는 가계부채를 잡을 수 없다고 했는데.
"금감원장이 말씀하신 취지는 2단계 조치만 하고 금융당국이나 정부, 은행의 액션이 없다면 가계부채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 조치를 계기로 은행들 스스로가 투기적 수요를 줄이는 조치를 하고 있어서 합쳐지면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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