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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금리 더 높일 필요도"…10월 인하 기대 밀리나

등록 2024.09.11 06:00:00수정 2024.09.11 07: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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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금통위 의사록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상승 촉매제가 되선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집값과 가계부채를 볼 때 정책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늬앙스의 발언도 등장했다. 미국의 9월 정책금리 인하 전망이 뚜렷해진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에 대한 고심이 커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8월 의사록만 보면 부동산 시장 과열에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본다. 다만, 10월 금통위까지 다소 시간이 남은데 다 미국이 9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경우 10월 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은이 전날 공개한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 다수는 물가 안정세와 내수 부진에도 급증하는 집값과 가계부채를 경계하며 금리를 낮추는 데 주저했다. 금통위는 지난달 22일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만장일치 의견으로 3.5%로 묶었다.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전원은 금리 인하가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를 지켜본 후 피벗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특히 위원 중 한명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발언도 내놨다.

한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앞서 완화된 금융여건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취약성과 맞물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책금리 경로를 물가와 성장을 고려할 때 보다 좀 더 높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성환 위원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이달 초에는 집값에 대해 버블이라고 평가하며 "통화정책이 스탠바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어선 안된다"면서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증가뿐 아니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자주 언급됐다. 다른 위원은 "정부 대책이 최근 발표된 만큼 당분간은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 대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현시점에서는 통화정책이 금융시장 불안정 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향후 거시건전성 정책 등 부동산 관련 대책들의 효과를 살펴보면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물가 둔화세와  내수 부진 우려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에 주저하는 것은 최근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금통위가 부동산 급등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2분기 소매판매액은 15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며 부진을 보였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이달 2일 기준 24주 연속 상승세다. 5대 은행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9조6259억원 늘며 2020년 11월 이후 최대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13차례 연속 동결했다. 역대 최장기간 동결이다. 내수 부진 우려에 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지만, 금리 인하가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13차례 연속 동결했다. 역대 최장기간 동결이다. 내수 부진 우려에 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지만, 금리 인하가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시장에서는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대해 다소 매파적이라고 평가하며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8월 의사록만 보면 당장 인하 소수의견을 낼 것 같은 의견이 보이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이어 "위원들이 거시건정성 정책 효과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선 이정도로 집값에 대해 강경하게 우려한 후 당장  인하 주장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데이터 확인 측면에서도 시간이 필요한데 다 추석 연휴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도 힘들다"고 봤다.

다만 10월과 11월 인하설이 갈리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18일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서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경우 금리 인하 목소리를 더욱 커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9월 빅컷 가능성은 30% 수준이다.

정치권과 대통령실에 이어 지난 9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차 내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실장은 "8월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며 한은의 실기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만 감안하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면서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경우 한은은 10월에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고,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이면 내수와 집값 추이를 더 살핀 후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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