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현주소①] 결국엔 '리니지' '던파' IP… 원작 명성 이을까
흥행 성공한 IP 지속 확장…원작 팬 향수 자극해 수익 창출
엔씨 리니지 IP 기반 '저니 오브 모나크' 4분기 예정
넥슨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카잔' 내년 상반기 예정
[쾰른=뉴시스]오동현 기자 = 넥슨이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 전야제 행사에서 신작 '카잔' 영상을 공개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구관이 명관일까. 국내 게임사들이 대표 캐시카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 프랜차이즈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IP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원작 게임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게임 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잘하던 것에 더 집중하자는 게임사들의 기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길보다는 쉬운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원작의 세계관 확장이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던 원작 팬들에겐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리니지', 넥슨 '던전앤파이터', 위메이드플레이 '애니팡',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엔씨는 리니지 IP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를 공개했다. 한글로 번역하면 '군주의 여정'인데, 군주는 리니지 게임 내에서 혈맹을 창설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클래스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오는 30일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4분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가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 세계관 특징 등을 알리는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고 티저 영상을 9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때 "레거시 IP 기반 신규 장르 게임 3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저니 오브 모나크'다. 나머지 2종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홍 CFO는 "장르를 다각화한다고 해서 MMORPG에 대한 회사의 집중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MMORPG와 기존 레거시 IP에 대한 노력과 집중력을 통해 매출이나 수익성 증가가 지속적으로 더 강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최근 엔씨는 또 다른 대표 IP '블레이드 앤 소울'을 활용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출시했다. 지난달 28일 출시 후 한국·대만 구글플레이 인기 1위, 일본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기준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은 30위권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가 대표 지식재산(IP) '블레이드 앤 소울(블소)'을 활용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오는 28일 정식 출시한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FC' 등 대표 IP 프랜차이즈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중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FC IP의 합산 매출을 2027년까지 약 5300억엔(4조8746억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목표 연평균 성장률은 약 15%다.
특히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총 3개의 신작 라인업 ▲퍼스트 버서커: 카잔 ▲오버킬 ▲프로젝트 DW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카잔이 내년 상반기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출시된다. 카잔은 원작의 액션성을 가장 충실히 반영한 하드코어 액션 RPG 장르로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DW는 오픈월드 기반의 대형 프로젝트로 제작되고 있다.
이와 함께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한다. 또 EA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FC IP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한다.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한 '마비노기' IP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롯데백화점이 5일 본점 영플라자의 리뉴얼 그랜드 오픈을 기념해 개최한 ‘애니팡 최고수 선발전’ 에서 한 참가자가 대전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email protected]
2010년대 '애니팡'으로 모바일 게임의 새 지평을 열었던 위메이드플레이(옛 선데이토즈)는 신작 '애니팡 머지'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IP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위메이드플레이가 외부 개발사(스탠드에그)와 함께 IP를 활용해 개발과 서비스를 진행하는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라비티는 원작 PC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2D 도트 그래픽을 그대로 재현한 모바일 게임 ‘THE 라그나로크’를 출시했다. 거래소, 공성전 등 원작의 핵심 요소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반영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원작의 명성에 맞는 플레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6월 쿠키런 IP 최초로 3D로 구현한 액션 RPG '쿠키런: 모험의 탑'을 출시했다. 약 한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 누적 매출 15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당시 전 세계 모바일 RPG 매출 19위를 기록하며 장수 IP로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입증했다. 지난 15년간 데브시스터즈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데브시스터즈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 곳곳을 찾아가는 '쿠키런 로컬 어드벤처'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데브시스터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넥슨과 엔씨는 다양한 장르에서 신규 IP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먼저 넥슨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출시한 해양 어드벤처 장르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 싱글 패키지 게임 최초로 누적 판매 400만 장을 돌파했다. 이 성과에 힘입어 개발사 민트로켓이 넥슨의 소규모 개발 스튜디오에서 자회사로 분사해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간다.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장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는 넥슨의 차세대 프랜차이즈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넥슨게임즈가 지난 7월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스팀(PC) 최다 플레이 게임 5위,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넥슨이 인수한 엠바크 스튜디오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PvPvE서바이벌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개발 중이다.
[서울=뉴시스] 넥슨은 자회사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글로벌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엔씨 역시 MMORPG에서 나아가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신규 IP로 PC 액션게임 '배틀크러쉬'를 출시했다. 내년에는 실시간 전략 게임(RTS)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와 3인칭 오픈월드 MMO 슈팅 게임 'LLL'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 게임 스튜디오 지분 및 판권 투자도 계속 진행 중이다. 최근 스웨덴 게임 개발사 '문 로버(Moon Rover) 및 국내 '빅게임 스튜디오'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게임 플랫폼 '퍼플'의 해외 트리플A급 IP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하는 등 수익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병무 엔씨 대표는 "기존 IP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게임의 차질 없는 출시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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