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위기' 서울 주택공급 늘리려면…"빌라·주택 지역 재개발해야"
"청년 소유할 수 있는 신규아파트 없이 백약이 무효"
"신혼부부 대기자 명부 활용해 적정 주택 매칭해야"
[서울=뉴시스]서울주거포럼. 2024.09.23. (자료=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저출생 위기 속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빌라나 주택 지역을 아파트 중심으로 전환하는 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시가 주최한 '2024 서울주거포럼'에서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어떠한 특정한 요인으로 한정할 수 없다"며 "청년이 소유할 수 있는 신규 아파트 없이는 백약이 무효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이 서울 주변 도시를 불가피하게 선택하고 있다"며 "외곽으로 밀려나 가족과 육아에 친화적인 거주지를 찾지 못해 직주근접이 무너지고, 양육환경이 저하되며, 자연스레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거부하는 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는 직주근접 가능, 양육환경 제공, 신규 아파트 등의 요건을 만족하는 신규 택지 개발은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며 "서울시가 제시한 그린벨트 해제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그린벨트 지역에 세워지는 아파트가 직주근접 등의 요건을 충족시켜주기에는 제한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건축은 추가 공급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의 빌라나 주택 지역을 아파트 중심으로 전환하는 재개발이 궁극적 대안"이라며 "서울 주택 수 가운데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이 약 30%를 차지하기에 이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재개발, 청년 중심, 육아 친화적 뉴타운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부담 가능한 가격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서울 2030세대 1인가구의 약 44%는 구입 가능한 주택가격이 1~2억원 수준이라고 한다"며 "신혼부부로 치면 2~4억원 정도에서 구입 가능하다는 것인데, 서울에서는 그 기회가 제공되지 않아 경기나 인천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신혼부부들이 부담 가능한 가격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울에 직장을 둔 신혼부부(예비신혼부부) 등을 등록해 직장 위치, 보유 자산, 소득, 자녀 수 등을 기준으로 적정 주택을 매칭해 주는 '신혼부부 대기자명부'를 활용해야 한다"며 "영국, 미국, 캐나다 등은 신혼부부 대기자명부를 활용하고 있다. 적정 주택을 매칭하면 주택정책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신혼부부 특별공급 분양주택이나 20년 거주 후 분양전환 임대주택 등의 공급 방식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100% 임대주택으로 공급해 서울 시내 양질의 임대주택 수를 중장기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청년 모두에게 전월세나 청년주택을 지원하거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지원이 많다"며 "청년 1인가구 형성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1인 가구를 타켓팅한 주거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저출생 원인 진단 및 서울시 신혼부부 주택 정책 모색'을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과 저출생 문제 대응 방안과 주거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인 주거 지원 등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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