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헐린 강타로 미 남동부 사망 52명으로 늘어…수 백만명 정전 (종합)
올해 해수면 상승과 온난화로 초강력 허리케인 피해 늘어
플로리다· 조지아· 남북 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도 사망자
플로리다주엔 집단 노숙자 발생..관광객들에 헬기 구조도
[모건 턴(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AP/뉴시스]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52명이 사망하고 420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7일(현지시각) 허리케인 '헐린'로 인한 폭우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크카운티 모건턴의 제임스 호수 수위가 높아진 모습. 2024.09.29.
이미 52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헐린은 미국 남동부의 광활한 지역을 초토화 시켰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허리케인이 파괴한 잔해물 등을 치우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플로리다주의 작은 강가 마을 스타인해치의 주민 자날리아 잉글랜드는 "그 동안 수많은 노숙자들을 보았지만 지금 처럼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노숙자가 된건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생선 마켓을 운영하는 그는 넓은 매장을 이웃과 친지들의 허리케인 대피장소로 제공했지만, 그들은 강풍과 폭우로 파괴된 자기 집에 대한 보험조차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허리케인 헐린은 플로리다주 빅 밴드 (텍사스주의 빅밴드 국립공원과 비슷한 해안관광지역)에 지난 26일 카테고리 4 등급의 허리케인으로 상륙했다. 당시 풍속은 시속 225km에 달했다.
이후 헐린은 빠른 속도로 조지아주를 덮쳤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28일 피해지역을 돌아본 뒤 " 마치 폭탄이 터진 장소처럼 부서진 집들과 공중에서 쏟아진 잔해로 뒤덮인 고속도로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헐린은 이어서 남북 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폭우를 쏟아부었고 모든 강물과 강의 지류의 둑이 넘쳐나면서 일부에서는 댐들 까지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노스 캐롤라이나 서부 지역은 특히 수많은 산사태와 홍수로 40번 고속도로와 국도들이 폐쇄되면서 거의 고립되었다.
이 날 모든 곳에서 수중 작전으로 인명 구조가 이뤄졌다. 테네시 동부의 유니코이 카운티의 한 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 수 십명이 27일 병원 옥상에 대피해 있다가 헬기로 한 명씩 구조된 것이 가장 극적인 사례에 속한다.
노스 캐롤라이나주 역시 대부분이 수몰지역으로 변해서 다음 날 까지도 구조 작업이 계속되었다.
현장의 퀜틴 밀러 보안관은 " 한마디로 이번 재난은 완전히 방심한 상태에서 기습 공격을 당한거나 같다"고 표현했다.
이 지역에서는 여러 명의 사망자도 발생했지만 반 테일러 존스 비상대책본부장은 아직 통신망이 복구되지 않아서 정확한 발표는 뒤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시다 키(미국 플로리다주)=AP/뉴시스]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420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7일(현지시각) 허리케인 '헐린'로 초토화된 미국 플로리다주 리바이카운티 시다 키의 모습. 2024.09.29
미 국립 기상청은 플로리다를 강타한 헐린이 지금은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세력이 약화된 채 28일부터 29일까지 테네시 밸리 부근의 상공에 머물러 있다고 발표했다.
느닷없이 예기치 못한 100년만의 최악의 홍수를 겪은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로이 쿠퍼 주지사는 현재 연방 정부와 다른 19개 주에서 온 구조대가 인명 구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틀랜타 주에서도 지난 48시간 동안에 무려 28.24cm의 폭우가 쏟아져 1878년 이 도시가 건설된 이후로 최악의 이틀 연속 폭우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헐린의 파괴력이 압도적이어서 연방정부가 이번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동남부 전 지역에 대해 복구 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도 1989년 허리케인 휴고로 35명의 사망자가 나온 열대성 사이클론 이후로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남북 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에서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무디스 집계결과 이번 허리케인 피해액은 재산 피해만 약 150억~260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후변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이 불과 몇시간 동안에 강력한 사이클론을 발달 시켜 이 같은 피해를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 확인된 11명의 사망자 가운데 9명은 멕시코만 일대의 피넬라스 카운티의 자기 집에서 대피령이 내린 직후에 익사한 사람들이라고 밥 괄티에리 현지 보안관은 말했다.
[마이애미=AP/뉴시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제공한 위성 사진에 26일 오후 5시 46분(현지시각) 허리케인 헬렌이 멕시코만에서 플로리다주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2024.09.29.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28일 " 허리케인으로 높아진 파도가 15피트에서 18피트로 조금만 더 높아졌다면 아마 수십 배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는 여러 해 동안 허리케인의 직접 공격을 당한 적은 없었지만 지난 1년 사이에 허리케인 이달리아와 두 차례의 열대성 폭풍우의 기습을 받았다.
이 곳에서는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따라서 수 많은 콘도 개발사업과 해안 쇼핑 몰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이번 허리케인 상륙 시점에는 공사장이 대부분 비어 있어서 더 큰 화를 면했다.
"이제는 우리 주민들 모두가 허리케인의 위력과 그 재난에 대해서 실감하게 되었다"고 주민 존 버그(76)는 말했다.
홀서슈 비치의 주민 티미 퍼치는 허리케인이 왔을 때에도 집안에 대피해 있었지만 결국에는 집안에 침수가 시작되면서 차를 몰고 더 높은 고지대로 피난해야 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 일대의 대량 정전사태는 허리케인 도착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수천명의 전력회사 직원들에 의해 현재 190만채 이상의 주택과 상점 들의전력 복구를 끝낸 상태이다 .
그러나 조지아주에서는 아직도 수 십만 가구가 정전상태로 암흑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헬렌은 6월 1일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을 맞아 8번째로 이름이 붙은 대형 허리케인이 되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미리 부터 올해의 열대성 폭풍과 허리케인이 급등한 해수면 온도 때문에 초강력 '괴물'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이에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