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저축銀·캐피탈, 전임 회장 친인척에 14억 부당대출
우리은행 출신 계열사 직원들이 모의해 부당대출 실행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기업대출 사적 유용…만기연장 특혜도 받아
우리은행 이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에도 부당대출 만연
금감원 고강도 비판…"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느슨한 윤리의식"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날부터 우리금융·은행 관련 정기검사에 돌입한다. 당초 금감원은 내년 하반기에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우리은행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일어나 조치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검사 일정을 1년 앞당겼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모습. 2024.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우리은행에 이어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수십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캐피탈사 임직원들은 같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손 전 회장 친인척이 대표로 있는 법인에 부당한 방법으로 대출을 내줬다. 손 전 회장 친인척은 이렇게 받은 기업대출을 사적으로 유용했다.
금감원은 7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우리은행에 대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적발한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에도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이 대규모로 적발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7억원)과 우리캐피탈(7억원)은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회사에 부정한 방법으로 총 14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다.
우리은행 출신 계열사 직원들이 부당대출 모의
문제는 해당 대출이 우리은행 출신 계열사 직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부정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출신인 A법인의 재무이사는 같은 우리은행 출신인 우리금융저축은행 여신심사1부장을 통해 대출을 신청했다.
비(非)우리은행 출신 영업담당자 직원이 해당 대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지만, A법인 재무이사와 여신심사1부장은 같은 우리은행 출신 우리금융저축은행 기업그룹장 면담을 통해 대출 실행을 밀어붙였다.
결국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A법인을 통해 7억원 대출을 받았다.
지난 4월24일 A법인은 대출금 사용내역으로 세금계산서를 제출했으나, 실제 자금은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 개인계좌로 이체돼 개인적 용도로 사용됐다.
우리캐피탈, 손 전 회장 장인에 만기연장 특혜
우리캐피탈 대출 역시 우리은행 출신 직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부당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B법인의 대출은 우리은행 선릉센터장이 우리캐피탈 기업금융본부장에게 대출가능 여부를 문의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우리캐피탈 부동산금융팀장이 B법인 대표 아들과 대출상담을 진행했고, 우리은행 선릉센터에서 B법인 대표(장인)와 대출서류를 작성한 후 대출이 실행됐다.
이들은 손 전 회장의 장인에게 만기연장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30일 만기연장시 B법인이 원금 미납으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신용등급 악화, 담보물 시세하락 등 상환여력이 악화됐음에도, 우리행 출신 심사본부장 등이 포함된 여신위원회는 채권보전 조치없이 만기연장을 승인했다.
우리캐피탈은 사업자금 용도 사용여부에 대해 점검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대출금 중 일부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계좌로 송금돼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됐다.
금감원, 수사기관 통보…"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비판
현재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우리금융 계열사 임직원의 대출금 유용 등을 수사기관에 통보한 상태다.
또 부적정 대출취급, 만기연장에 관여한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자체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내 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느슨한 윤리의식과 함께 지주차원의 내부통제 미작동 등이 금융사고의 예방·조기적발을 저해했다"며 "이 때문에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향후 금융지주 차원의 조직문화, 윤리의식 등 문제점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미흡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지도·감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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