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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용 우려' 위고비, 비대면진료 해보니…"묻지마 처방"

등록 2024.10.22 10:50:08수정 2024.10.22 13: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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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기준에 안 맞는 처방 사례 확산

식약처 "허가용법대로 신중사용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처방기준에 안 맞아도 상관없어요."(서울시 A의료기관 의사)

비대면 진료 플랫폼 등을 통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NS를 통해 정상 체중임에도 위고비를 처방받았다는 정보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실제 뉴시스 기자가 지난 21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위고비 처방전 확보를 시도했더니 단번에 받을 수 있었다.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했던 서울의 한 의료기관의 경우, 위고비 처방기준에 맞지 않는 체질량지수(BMI 26㎏/㎡)라는 점을 밝혔음에도 처방전을 내주겠다 의사를 밝혔다. 

위고비는 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혹은 BMI가 30 미만이더라도 당뇨·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의 성인 비만환자에 쓸 수 있다.

뉴시스 취재 과정에서 의료진은 동반질환 여부 등에 대해 묻지 않고 위고비를 처방했다. 오히려 고도 비만이 아닌데도 처방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허가기준에 안 맞아도 상관없다"며 "건강보험급여 의약품이면 기준에 딱 맞게 처방해야 하지만 비급여라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안심시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계속 주지하는 바와 다르다. 식약처는 이 약 출시 전부터 "고도 비만 환자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비만 환자 치료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임상시험 결과 위고비는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제2형) 환자에서의 저혈당·망막병증 등도 발생할 수 있어 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위고비 판매 가격도 경쟁이 붙으면서 초창기 예상 가격인 80만원보다 낮은 50만~70만원 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선 40만원대로 시작해 50~60만원대 판매 약국이 다수 눈에 띄었다.

SNS를 통해서도 오남용 의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키 170㎝ 이상에 체중 50㎏대라고 밝힌 사람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전화 한 통으로 처방을 받았다"고 밝히며 비대면 진료의 허점이 노출되는 모습이다.

김성래 대한비만학회장(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위고비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쓰이지 못하고 비만하지도 않은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먼저 사용한다면 오남용"이라며 "규제적 감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대한비만학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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