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흉기난동 오인' 대피소동 일으킨 남성, 벌금 1200만원
흉기 난동 오인해 대피 소동…10여명 다쳐
검은 후드 쓰고 손과 어깨로 밀친 혐의
法 "승객에게 불안감·공포심 유발 행위"
[서울=뉴시스] 출근길 지하철에서 흉기 난동으로 오인하게 해 대피 소동을 일으켜 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4.10.23.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김택형 판사는 지난 17일 과실치상,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6일 오전 8시1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탑승해 지하철 내부에서 승객들을 손과 어깨로 세게 밀쳐 다치게 하고 열차 운행을 중단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에 흉기 난동이 발생한 것으로 오인한 승객들이 다음 역인 을지로4가역에 정차하자마자 열차 밖으로 뛰쳐나가면서 1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소동으로 열차 운행이 6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A씨는 검은 후드를 쓰고 마스크를 쓴 채로 승객들을 밀치며 이동한 후 이들이 다음 역에서 급하게 내리자 여유롭게 열차 밖으로 빠져나갔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열차 내부에) 사람이 많아 그냥 밀고 지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탑승하고 있던 10여명의 승객을 양손과 어깨로 세게 밀치면서 빠른 속도로 활보해 피고인의 행동을 보고 겁을 먹은 다수의 승객이 열차가 정차하자마자 한꺼번에 밖으로 달려 나오게 했다"며 "승객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이와 같은 행동으로 약 6분간 열차의 운행을 중단시켰다"며 "피고인은 위력으로 열차 운행 업무 및 역무실의 승객 혼선 방지 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결과가 가볍지 않아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이 업무방해 혐의를 다투고 있는 바 진정으로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는 점, 과실치상 피해자들을 위해 형사 공탁을 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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