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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계 '합종연횡' 꿈틀…왜?[정의선·아키오 세기의 만남②]

등록 2024.10.26 09:01:00수정 2024.10.26 09: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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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토요타·GM·웨이모 등과 잇단 협업

상호 협력으로 비용 등 경쟁력 강화 추진

글로벌 완성차 업계 협력 사례 점점 많아져

중국차와 손잡는 글로벌 기업도 증가 추세

문화 차이 등으로 협력 실패 사례도 많아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4.09.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4.09.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오랫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완성차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바뀌면서 상호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자체 진단이 깔려 있다.

업체 간 이 같은 동맹은 기술 개발과 공급망 관리, 비용 절감, 협상력 강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향후 완성차 업계의 양자 혹은 다자간 협력 사례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차, 토요타·GM·웨이모 등과 협력 강화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말 토요타 아키오 일본 토요타그룹 회장의 방한에 맞춰 토요타와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 계약을 맺었다. 기술개발부터 생산까지 자동차 산업의 거의 모든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자는 내용이다.

판매 대수 세계 3위인 현대차그룹과 5위인 GM은 승용차와 상용차,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 개발 같은 생산 전 부문에서 손을 맞잡는다. 또 배터리 원자재, 철강 등 핵심 소재의 공동구매로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대차는 지난 4일 미국 빅테크 기업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와도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가 웨이모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설치된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를 생산해 공급하면, 웨이모가 로보택시 사업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8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동차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 팹리스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처럼, 현대차는 자율주행 시스템 기업에 맞춤형 차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사토 고지 토요타 사장이 지난 9월 5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협력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MW그룹 제공) 2024.10.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사토 고지 토요타 사장이 지난 9월 5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협력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MW그룹 제공) 2024.10.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끼리끼리 뭉치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이 같은 협력은 이미 보편적 현상이다.

자율주행이나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수소차, 첨단도심항공(AAM) 등 어느 한 업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면서 협력 필요성은 더 커졌다. 

토요타는 이미 BMW와 수소차 확대를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수소차는 달리면서 물만 배출하는 궁극의 친환경차이지만,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보급에 고전하고 있다. 토요타와 BMW는 비용이 많이 드는 수소연료전지나 기타 부품을 통합해 수소차 생산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또 유럽에서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협력한다.

혼다와 닛산은 SDV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AI)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중심이지만, 전기차용 배터리와 구동시스템 부문에서도 협력한다.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기술력이 급상승하면서, 이들 업체와 손잡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늘고 있다.

미국 스텔란티스는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이외 지역에서 립모터 전기차 독점 판매 권한을 얻었다.

프랑스 르노는 중국의 한 자동차 설계 기업과 함께 저가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3000만원 이하 가격의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협력해 중국 내 생산 기반을 더 강화한다. 이 합작으로 중국 소비자 수요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고, 현지 부품 조달을 늘려 생산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내 KG모빌리티도 새 차 개발 기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체리자동차로부터 플랫폼을 들여오기로 했다. 체리차의 T2X 플랫폼을 활용해 하이브리드차 개발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BYD와는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베이루트=AP/뉴시스]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 등 혐의로 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받다가 보석 기간 중 모국인 레바논으로 도망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사진 가운데)은 8일(현지시간) "자신은 인신공격(character assassination)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곤 회장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0.01.09

[베이루트=AP/뉴시스]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 등 혐의로 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받다가 보석 기간 중 모국인 레바논으로 도망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사진 가운데)은 8일(현지시간) "자신은 인신공격(character assassination)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곤 회장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0.01.09 

기업 문화 차이 등 장애물도 많아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협력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다만 기업과 경영 문화 차이와 효율성 등의 문제로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1998년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였던 다임러는 미국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를 360억 달러에 인수해 다임러크라이슬러로 거듭났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다양한 차종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회사의 문화 차이와 저조한 경영 효율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지난 2007년 다시 분리됐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000년대 초 소형차 부문 강화와 아시아 지역 진출 확대를 위해 일본의 미쓰비시와도 제휴했지만 미쓰비시 재정 문제와 내부 반발로 이 역시 큰 소득 없이 끝났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초기에는 성공적인 협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문화적 갈등과 경영진 불화로 위기를 겪었다. 특히 카를로스 곤 르노 회장이 구속되는 등 두 회사 간 갈등이 폭발하기도 했다.

르노와 닛산 양사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기술 등에서 여전히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얼라이언스 초기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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