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 [조수원 BOOK북적]
[서울=뉴시스] 박선화 한신대 교수(사진=한길사 제공) 2024.10.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책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는 사회가 분노와 갈등, 혐오와 차별로 가득 차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사람의 '마음'에 있다고 본다.
저자 박선화 한신대 교수는 '마음 탐구자'로 과거 대기업 마케팅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강의했다. 지난 2019~2023년에는 경향신문 오피니언 칼럼 고정 필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자는 울분 사회가 된 배경으로 '언론과 미디어'를 지목한다. 언론과 미디어가 갈등을 조장하는 프레임을 만들고 사람들은 이 프레임에 갇혀 극단적인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네덜란드 저널리스트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저서를 인용해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태풍 카트리나의 사례를 소개했다.
저자는 "태풍으로 도시가 위기에 빠졌을 때, 뉴스들은 폭도와 약탈, 강간과 총격 사건 등을 연이어 보도했다"며 "은폐됐던 친절한 이웃들의 추악한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말 그대로 무간지옥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후 저자는 "시간이 지나 확인해 보니 많은 소문이 지나치게 왜곡되고 과장돼 있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도왔고 스스로 구조대를 만들어 필요한 물품이나 약품들을 나눴으며 자발적인 자선과 용기 있는 행동도 넘쳐났다"고 전한다.
박선화 한신대 교수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자는 사람들의 분노가 '외로움'에서 비롯됐고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말한다.
2022년 외로움 관련 인식 조사에서는 전 국민의 55% 정도가 평소 일상에서 매우 혹은 약간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고,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20~30대는 6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또한 지난 6개월 동안 외로움이 더 커졌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세계 10위로 28위인 일본보다 높았다.
저자는 "고립된 이들일수록 균형적인 정보를 취득할 기회가 적어 사이비 종교처럼 극단적인 주장에 휩쓸리기 쉽다"고 짚는다.
외로움을 해결할 수단으로 '공감'을 제시하는 저자는 "공감능력은 폭력능력보다 앞선다"며 "입으로는 '저 인간 죽여버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달고 사는 이들도 실제로 행위로 옮기지 않고 대신 스포츠나 액션 영화로 스트레스를 풀고 가벼운 음주와 수다 등에 의지하며 잘들 참고 살아간다"고 전한다.
이를 통해 "인간이 인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놀랍고 대단한 비법이 바로 공감과 제어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타인을 이해하려면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서로를 믿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의식하든 못하든 발을 딛고 살아가는 모든 기반과 체제, 생활의 순간순간은 이웃과 사회에 대한 호혜와 믿음, 분업과 나눔의 산물"이라며 "인간은 서로 기대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서울=뉴시스]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사진=한길사 제공) 2024.10.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자는 "모두가 남 탓과 세상 탓을 사회가 되어가지만 그 모두는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며 "악인들의 출몰 이전에 다수가 악인화되어 가는 구조에 대해 생각하고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