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가부, 호평 받은 '돌봄 품앗이' 사업 돌연 폐지…왜?
품앗이 돌봄…지역주민과 함께 양육
올해 지원 끊겨…내년도 예산도 '0원'
[서울=뉴시스] 하교 중인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2024.3.28. *재판매 및 DB 금지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여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돌봄공동체 지원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0원'이다.
돌봄공동체 지원사업은 공적돌봄 공급의 한계를 보완하고 부모 외 주민도 참여하는 돌봄친화적 지역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의 직접적 지원 보단 자율적인 마을 돌봄의 형태로 공동 육아가 이뤄진다. 동네에서 양육자들의 관계망이 형성되는 '품앗이'의 일종이다.
국가 설치 기관이 주관해 진행되는 공적 돌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적극적인 보완책이다. 실제로 정부 기관이 운영되지 않는 저녁 시간에도 품앗이 형태로 아이 돌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와 돌봄교사들, 주민들이 참여하는 회의도 운영돼 아이들이 희망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편성되고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유연한 활동의 선택권이 보장된다는 이점이 있다.
또 사업비 정도의 지원을 통해 많은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 예산 투여 대비 돌봄 효과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20개 지자체의 가족센터와 연계해 90여개 돌봄공동체가 여가부의 지원을 받아 활동 중이다. 지난해 예산에는 총 6억9000만원이 배정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예산은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마찬가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 사실상 사업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여가부는 "기존 가족센터에서 돌봄공동체 지원사업과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목적이 유사하기 때문에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으로 통합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두 사업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지자체와 공공 부문인 가족센터가 운영 중인 공간으로 돌봄만을 위해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타 프로그램 운영 시간 등에는 신청자가 아니면 양육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돌봄공동체는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 작은 도서관 등 자유로운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가족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므로 주민 양육자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운영할 수 있어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공간 조성 비용, 인건비 등이 나눔터처럼 대규모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해당 사업이 취소되며 현재 남은 여가부의 돌봄 관련 사업은 아이돌봄 지원사업과 공동육아나눔터 사업 등 총 2개다.
서 의원은 "국가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어 효과성이 높은 사업"이라며 "공적 돌봄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당 예산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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