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경기남부 유통전쟁' 격화 속 AK플라자 수원 '깜짝 등판', 왜?
애경 계열 AK플라자 수원 "신세계·롯데 공세에도 매출 신장" 제하 자료 내…경쟁사 직접 언급 이례적
AK PLAZA 수원점 전경 (사진 = AK플라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국내 유통 양강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경기 남부 지역에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며 수뇌부 간의 설전까지 오가고 있는 가운데, AK플라자 수원이 깜짝 등판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애경그룹 계열 유통사 AK플라자는 'AK플라자 수원, 신세계·롯데 공세에도 매출 신장'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를 '수원 터줏대감'이라 칭하며, "올해 잇달아 개점·대규모 리뉴얼을 거친 신세계 스타필드와 롯데 타임빌라스의 공세에도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수원점의 올해 1분기 매장 매출은 115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
이 회사는 이어 수원점의 2분기 매출은 내수 부진으로 소폭 역신장했으나 3분기 신장 전환했으며, 3분기 기준 누적 3321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AK플라자는 수원점이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점포만의 특색을 살린 매장 리뉴얼 및 차별화 이벤트가 꼽았다.
수원점은 지난 2년간 330개 MD를 개편하며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돌비사운드 메가박스, 올드페리 도넛 등을 들여오며 인기 테넌트를 입점시켰다.
도토리 숲 입점을 통해 건담베이스, 팝마트와 함께 경기 남부 최대 키덜트 조닝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AK플라자가 공식 보도자료 제목에 타사를 언급하며 자사를 부각한 점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에 대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수원=뉴시스] 타임빌라스 수원의 실내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지난달 유통업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는 경기 남부지역 사업을 두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 23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쇼핑몰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그룹의 '화정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정 대표는 "경쟁사가 화성에 대규모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우리 사업에선 재무적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경쟁사의 경우 100만 평 규모라 과연 개발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24일 김민규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정 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입장을 내고 "롯데백화점이 이런 대규모 글로벌 합작 개발 사업 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며"사업 규모에 따라 자본 조달 방식은 다르며 스타필드의 경험을 통해 그 정도 노하우는 충분히 내재화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가 결국 신세계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양사 경영진이 소통했고,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산 표현들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해당 대규모 프로젝트는 신세계그룹의 추진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으로 경기도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내 127만평 규모 부지에 테마파크·워터파크 등 36만평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시설 및 스타필드·골프장·호텔·리조트·공동주택 등을 집약한 복합단지를 건립하는 내용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4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에서 열린 프리 오픈 행사를 찾은 시민들이 별마당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오는 26일 정식 개장(그랜드 오픈)하는 스타필드 수원은 기존 가족 중심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차원 진화한 MZ세대 중심 '스타필드 2.0'을 구현한 최초의 공간으로 신세계 그룹 오프라인 유통 역량과 노하우가 결집됐다. 2024.01.24. [email protected]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대규모 리뉴얼해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재탄생시켰다.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 중 하나다.
신세계는 지난 1월 '스타필드 수원'을 열고 운영 중이다.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강화해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진화한 '스타필드 2.0'을 표방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원에는 타임빌라스 수원, 스타필드 수원을 비롯해 AK플라자 수원점과 갤러리아 광교 등이 자리하고 있어 유통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상권"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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