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는 도시 생태계의 일원…'먹이 금지' 조례 반대"

"먹이 금지는 '반(反) 동물복지' 법안에 불과"

"개체수 조절엔 불임 먹이 주기가 더 효과적"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 모임과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법안 및 불임먹이 정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비둘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동물보호단체가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조례는 동물혐오적이라며 대신 불임 먹이 급여 정책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의 부수적 이익을 위해 동물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죽음으로 내몰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고, 해당 법안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소 또는 시기를 정하여 유해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 법은 오는 12월20일 이후 적용되며,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법안을 근거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비둘기에게 먹이주기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의회에선 지난달 '비둘기 등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에 관한 조례안'이 대표 발의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야생생물법안과 조례안은 비둘기들을 굶겨죽이려는 '반(反) 동물복지' 법안에 불과하고, '동물 증오'를 확산해 생명경시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과거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길고양이들을 마구잡이로 잡아서 살처분하던 방식과 비슷하다"며 "당시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에 실패해 현재는 TNR(Trap, Newter, Return 안전포획, 중성화수술, 제자리 방사)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또 "해외에서는 20년 전부터 비둘기에게 불임 먹이가 포함된 사료를 급여해 개체수를 줄이고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둘기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도시 생태계의 일원이고, 우리 인간과 함께 공존하고 공생해야 하는 존재다. 인간중심적이고 인간이기적인 기준에 따라 무고한 야생동물들을 유해야생동물로 낙인찍고 죽이는 정책을 중단하고, '먹이주기' 금지 대신 '불임먹이' 급여를 시행하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