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논란' 더 이스트라이트 전 PD, 위증 혐의 2심도 유죄

자신의 아동학대 혐의 재판서 위증

공동 피고인 前 멤버들은 무죄 선고

2심도 "멤버들 기억 왜곡 가능성 있어"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아이돌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프로듀서(PD) 문영일 전 PD가 자신의 멤버 폭행 의혹 재판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2018년 1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빌딩에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정사강(왼쪽), 이은성이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폭행·폭언 사건 관련 반박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2018.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아이돌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프로듀서(PD) 문영일 전 PD가 자신의 멤버 폭행 의혹 재판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성복)는 21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문 전 PD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1심은 문 전 PD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멤버 이은성씨와 정사강씨에게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문 전 PD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침해해 유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증언 거부를 행사하지 않고 허위로 진술하면 위증죄"라고 지적했다.

피고인 측과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위증죄는 죄질이 좋지 않지만 본인도 인정하고 사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아 원심 형은 적정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멤버 2명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사실에 비춰서 의심이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나이, 문 전 PD 등과의 관계, 시간 경과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기억이 변경되거나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소속사 대표 A씨와 문 전 PD가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상대로 폭행을 가한 혐의로 받던 재판 2건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 전 PD는 자신과 A씨의 재판 총 28회에 걸쳐 위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문 전 PD는 자신과 A씨의 공판에서 "피해 멤버 B씨의 팔을 때린 적 없고 엉덩이를 때렸을 뿐이다"라거나 "A씨가 B씨의 머리채를 잡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으나 실제로는 A씨의 폭행을 보고도 허위로 증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멤버들은 A씨가 B씨에게 전자담배 흡연을 강요하며 폭행을 한 정황을 목격했음에도 이와 반대로 "B씨의 형이 먼저 전자담배에 관심을 보였다"고 위증한 혐의가 적용됐다.

문 전 PD는 재판에서 "해당 증언은 실질적으로 피고인신문에서 이뤄졌으므로 법리적으로 증인에 해당하지 않아 위증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A씨의 재판에서 한 증언 역시 사실상 자신의 혐의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를 법정 증언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1심은 지난 1월 문 전 PD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적법하게 증언거부권이 고지된 후 증인신문이 진행됐고 피고인이 증언거부가 아닌 허위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피고인 측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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