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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 아냐"…서울 분향소, 제주항공 참사 추모 행렬

등록 2024.12.31 11:22:16수정 2024.12.31 14: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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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8시부터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 운영

시민들 "가족단위 승객 많단 소식에 더 안타까워"

"세월호·이태원 사고 생각하면 남의 일같지 않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사고…179명 사망·2명 부상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빈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빈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저희 부모님 여행 보내드릴 생각을 하던 참에 사고 소식을 들어서 너무 놀랐어요. 세월호나 이태원 사고도 그렇고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중구 서울시청 앞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내년 1월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광주·서울·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시민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분향소 위패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신위(神位)라고만 적혀 있었고 고인들의 이름이나 사진이 놓이진 않았다.

시민들은 바쁜 아침 출근길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분향소에 들러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어두운 색 계열의 정장이나 코트를 입고 백팩이나 서류가방을 맨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흰색 국화를 헌화한 뒤 묵념했다.

그 중 일부는 눈물을 글썽여 눈가가 빨개지거나,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 표정이 일그러졌다. 한 중년 여성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다른 한 손으로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이번 사고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에 더 가슴이 아파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서울역에 가기 전 분향소를 들렀다는 최모(25·서울 송파구)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피해자 중 가족 단위 승객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서 더 안타까웠다"며 "지방으로 이동하기 전 추모하기 위해 일부러 분향소 위치를 찾아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태원 사고 때도 분향소를 찾았었는데 세월호나 이태원 사고를 주변에서 겪은 세대로서 남의 일이 아닌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채희(29·서울 송파구)씨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 내 가족이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며 "유족들이 겪게 될 슬픔이 가슴 아파 출근 전에 일부러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날을 착잡한 분위기 속 보내게 된 시민들은 내년에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조수아(27·인천 서구)씨는 "계엄 사태로 연말 송년회도 다 취소했는데 이런 사고까지 터지니 2024년이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고, 아쉬움도 남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사고 수습이 빨리 되고 나라가 서둘러 안정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김현민(45·서울 동대문구)씨는 "유가족분들이 가슴이 많이 아프실 텐데 마음을 잘 추슬렀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부 관료들도 방문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무위원들이 31일 서울시청 본관 앞에 마련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12.3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무위원들이 31일 서울시청 본관 앞에 마련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12.31.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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