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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유족 "제주항공, 소통 부족…뭘 돕겠다는 거냐" 분통

등록 2024.12.31 11:01:02수정 2024.12.31 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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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역량 총동원해 최대 지원" 거듭 사죄…유족은 '싸늘'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photo@newsis.com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email protected]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이 운항사인 제주항공 측의 소통 부족과 미진한 후속 대책에 분통을 터뜨렸다.

여객기 참사 유족들은 31일 사고 현장인 무안공항에서 열린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의 브리핑 도중 "제주항공 측에 문의하려면 대체 누굴 통해야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유족은 김 대표를 향해 "(사측과) 지금 소통이 안 된다. 직원이 몇 명 (배치돼)있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안치·납골당 등 장례 지원 대책을 지금 누가 확인해주느냐"고 일갈했다. 유족 일각에서는 "누구 때문에 죽었는데"라는 분에 찬 외침도 나왔다.

다른 유족도 분에 찬 목소리로 "신원 미확인 명단에도 저희 어머니는 없다. 항공사 제공 이름부터가 '개판 5분 전'이다. 거기서부터 서로 누락돼 정부 명단과 안 맞으니까 그런 거 아니냐"며 희생자 명단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 성토했다.

이어 "직접 제주항공에 전화해도 소통 창구가 없다.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하나로 마련해달라", "장례 지원 합의가 다 될 때까지 사측이 남느냐" 등 울분 서린 질문들이 쏟아졌다.

또 다른 유족은 "생계를 내팽개치고 막연히 기다리고만 있다. 보상은 나중 문제고 당장 생계부터 지원 대책이 있느냐"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사죄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 너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본사에서 파견된 대표단이 있다. 직원 2명이 유가족마다 짝을 지어 후속 대책을 지원해야 하는데 오해와 어려움이 많았다. 아직 회사 측과 매칭이 안 돼 소통이 어려운 유족도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유족 대표단과 성실하게 협의하고 빨리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유족과 수시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 "1차 생계 지원금을 지급 준비 중이다" 등 유족에게 약속도 했다.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사과하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29. pboxer@newsis.com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사과하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29. [email protected]


한 유족은 "사고 조사까지 수 개월이 걸린다는데 사고 직후 사측은 기체 결함이 없다고 왜 단정적으로 말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시 취재진의 '결함 보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전 보고 결함은 없었다'는 답변이었다.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졌다면 명확히 바로잡겠다. 현재로선 어떤 추정도 불가능하다"며 "회사는 자료 제공 등 정부의 사고 원인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임직원과 함께 사죄의 뜻으로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유족들이 "보여주기면 그만 둬" "쇼하고 있네" "지금 새해 절 받을 때냐" 등 냉소 섞인 반응을 보이자, 고개를 크게 숙이며 브리핑을 마쳤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을 하려다 공항시설물(콘크리트 구조물 기반 로컬라이저 안테나)을 정면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기체 후미 비상구 쪽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만이 생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참사는 1993년 7월26일 아시아나기 해남 추락 사고(66명 사망·44명 부상)보다도 사상자가 많아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 피해가 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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