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伊 총리, '유럽 간섭' 머스크 옹호…"좌파 아니라서 비판 받아"
"머스크는 민주주의 위협 아냐…소로스가 타국 정치 관여"
[뉴욕=AP/뉴시스] 사진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023년 9월23일(현지시각) 세계시민상 수상식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장(CEO)와 만난 모습. 2024.12.13.
9일(현지시각) 프랑스24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로마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는 것일 뿐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되려 '헤지펀드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와 같은 좌익 유력 인사들이 다른 나라 정치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멜로니 총리는 "문제는 부유한 사람들이 전 세계 정당과 단체, 정치인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국가의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며 "머스크는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머스크가 미국 내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한 것은 자국 시스템 안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전 세계적으로 정치 단체나 인물을 지원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오히려 소로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로스는 금융 자본으로 전 세계 단체와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 주권에 대한 명백한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소로스는 그간 비영리재단인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을 통해 민주주의 증진 및 공공정책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보수층으로부터는 반유대주의적 음모론의 표적이 돼왔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또 멜로니 총리는 머스크를 "천재"라고 표현하며,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이 비판받는 이유가 그가 좌파가 아니기 때문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멜로니 총리는 자신은 머스크로부터 어떤 금전적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며, "오히려 소로스로부터 (돈을) 받은 이들은 누구인가"라고 강변했다.
아울러 멜로니 총리는 좌파 진영이 금융계 거물들의 활동을 두고는 '박애주의'로 포장하면서, 머스크에 대해서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을 지지한 것을 두고 좌파가 분노하는 것은 '이중잣대'라며, "이탈리아 2022년 총선 당시 독일 고위 정치인들이 간섭했을 때는 왜 조용했는가"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22년 9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이 이탈리아 총선을 사흘 앞두고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던 멜로니 총리에 대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며 "그가 승리할 경우 유럽에 극단적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비판했던 것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독일이 당시 슈테른의 비판에 대해선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멜로니 총리는 최근 머스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도 과거 서로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는 등 '강경 우파'로서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멜로니 총리의 국제적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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