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예외요건 짚어볼 것"…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청신호'
김병환 위원장 "법적요건 중요…기한은 예단 못해"
우리금융, 내부통제·밸류업…임종룡 "환골탈태 각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임종룡(왼쪽)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DB) 2024.10.10.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0/10/NISI20241010_0020552103_web.jpg?rnd=20241010160943)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임종룡(왼쪽)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DB) 2024.10.10. xconfind@newsis.com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최근 예외요건을 하나하나 짚어보겠다고 언급하며 '조건부 승인'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금융위는 이르면 5월께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건은 금융위 안건 소위원회를 거쳐 금융위 정례회의에 상정된다. 자회사 편입 신청에 대한 법률상 승인 기한은 60일이지만 기한에 연연하지 않고 면밀한 심사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결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중국 다자보험그룹측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키로 하고,지난 1월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대규모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고, 금감원이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미흡을 이유로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며 비상이 걸렸다. 금감원은 지난 18일 금융위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상태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은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을 자회사 편입 심사의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등급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정리' 등 예외 조건을 충족할 수 있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예외를 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규정을 언급하며 "3등급이 된 요인들을 엄밀히 보고, 요건을 다시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가능성이 있느냐, 조치가 있느냐 하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거기에 따라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부 유출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심사를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그 부분을 어디까지 고려할 것인지 예단해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또 "저희는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고, 따라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느냐가 심사의 주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승인 여부 결정 시기에 대해서는 "일정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일정보다도 심사를 엄밀하게 공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신 굉장히 집중적으로 심사하겠다"며 "안건 심사 소위에서 우선적으로 심사를 하게 될텐데 최대한 기간이 늘어지지 않도록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도 지난 25일 "우리금융이 추가로 외형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향후 내부통제 절차와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금융은 경평 등급 하락을 전후로 내부통제 강화와 밸류업 등 쇄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밸류업 강화를 위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의결했다. 올해 회계연도부터 자본준비금 3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이다. 비과세 배당을 받으면 개인주주는 배당소득세(15.4%)를 떼지 않아 배당금액의 100%를 수령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서는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하고, 감사위원회 구성원을 전원 바꾸는 안도 처리했다.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그룹 전 임직원은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올 한 해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가슴 깊이 새기며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가 인수를 허가해주지 않을 경우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그룹측에 이미 지급한 1550억원 가량의 계약금이 몰취, 국부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에 더해 최근 MG손해보험 매각이 무산되고 청·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진 것도 금융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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