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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햄·김치 등 먹거리 인플레…탄핵정국 속 식품업계 가격 줄인상

등록 2025.04.03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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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가공식품 3.6%↑…1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김치(15.3%), 맛김(17.9%), 초콜릿(15.5%) 등 급등

1월부터 이어진 식품업계 가격 인상 영향 본격화

업계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정국 불안과 무관"

정부 "가격 인상 시기 분산, 인상 제품 최소화 협의"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4.0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4.02. photocdj@newsis.com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가공식품, 축산물, 수산물,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3월에는 빵, 햄, 김치, 과자류 등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올라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연초부터 식품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식품업체들의 최근 움직임은 고환율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성격이 크지만, 탄핵 정국으로 정부의 정책 대응 역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단기간에 너무 많은 제품의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3월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 올라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를 기록했는데, 이 중 가공식품의 기여도는 0.30%포인트(p)에 달했다. 가공식품과 함께 외식(0.42%p), 축산물(0.07%p), 수산물(0.05%p) 등 먹거리 가격이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품목별로 보면 김치(15.3%), 햄·베이컨(6.0%), 오징어채(40.3%), 맛김(17.9%), 간장(8.7%), 참기름(8.6%), 식초(8.0%), 식용유(6.2%), 양념소스(11.5%), 냉동식품(6.9%) 등 밥상물가와 관련성이 큰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수입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빵(6.3%), 케이크(5.0%), 초콜릿(15.5%), 비스킷(7.9%), 차(25.4%), 잼(7.7%), 이유식(11.1%), 주스(7.9%), 두유(7.4%), 탄산음료(7.3%) 등 간식·음료 관련 품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매일유업 커피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다음 달부터 제품 51종 가격을 평균 8.9% 올리기로 했다. 매일유업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별로 인상 시점을 달리 적용할 예정이다. 커피음료 중 바리스타 룰스(250㎖) 가격은 3.6% 인상된다. 허쉬드링크 초콜릿(190㎖)은 11.8% 오른다. 2025.03.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매일유업 커피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다음 달부터 제품 51종 가격을 평균 8.9% 올리기로 했다. 매일유업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별로 인상 시점을 달리 적용할 예정이다. 커피음료 중 바리스타 룰스(250㎖) 가격은 3.6% 인상된다. 허쉬드링크 초콜릿(190㎖)은 11.8% 오른다. 2025.03.23. ks@newsis.com


이같은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식품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대상은 마요네즈, 소스 후추의 가격을 평균 19.1% 인상했고, 2월에는 롯데웰푸드가 제과, 아이스크림 가격을 9.5% 올렸다. CJ제일제당은 2월 대형마트에서 만두, 조리육 가격을 11% 올린 데 이어 4월에는 편의점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농심은 3월 라면과 스낵류 가격을 평균 7% 인상했다. 동원F&B는 만두 등 가격을 5% 올렸다. 남양유업은 3월 요구르트 제품 가격을 10% 올렸고, 4월에는 음료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오뚜기는 4월 3분 제품류와 소스 가격을 9%, 라면 가격을 7.5%씩 인상할 예정이다.

또 파리바게뜨(빵·케이크 등, 5.9%), SPC(빵 등 5.9%), 뚜레쥬르(빵·케이크 등 5%) 등 베이커리 업계도 2~3월 중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에 대해 "2월 2.9%에서 3월 3.6%로 상승했는데, 최근 출고가가 인상된 것이 순차적으로 (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4월에도 맥주,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데, 수개월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식품업계의 가격 줄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요 식품 업체들이 탄핵 정국으로 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이 약해진 상황을 노려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고환율·고유가와 이상 기후로 인한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설탕, 코코아, 팜유, 커피 등 주요 원재료의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동과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며 "최근 일부 업체의 가격 인상은 정국 불안과 상관없이 최근 몇 년간의 가격 인상 자제와 환율·원자재·경영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공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코코아·커피 등에 적용하고 있는 할당관세를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고, 식품업계와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혜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가격 인상 시기를 이연·분산하고 인상률과 인상 제품을 최소화하는 것을 업계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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