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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잠행 끝낸 김정은, 북한군 대대적으로 개편

등록 2020.05.25 09: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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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신형미사일·방사포등 신형무기체계 실전 배치

북한 지도부 코로나 19 위험 완전히 해소된 듯

주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 평양서 열려

[서울=뉴시스] 중앙군사위 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2020.05.24. (사진=제프리 루이스 트위터 제공)

[서울=뉴시스] 중앙군사위 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차트를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2020.05.24. (사진=제프리 루이스 트위터 제공)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노동신문에 등장함으로써 22일간의 잠행을 끝냈다.

이번에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새로운 정책도 내놓았고 비교적 큰 규모의 군 인사도 단행했다.

지난달 잠행하면서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잠깐 나타났던 것에 비하면 이번 잠행 기간중에는 회의를 준비하느라 상당히 바빴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위원장은 지난달 잠행때 원산 특각에 주로 머물면서 회의를 주재하거나 인근 신포조선소를 방문하는 정도의 활동을 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지난 6일 국회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밝혔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밝힌 대로 김위원장이 원산에 머문 것은 코로나 19 감염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잠행 기간 동안에도 김위원장은 주로 원산 특각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번과 달리 북한 전역의 군사 기지들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기지가 집중돼 있는 평안북도 구성 일대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평양의 집무실을 두고 원산 특각을 기점으로 활동한 것은 여전히 코로나 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24일 보도한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는 노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김위원장은 이번 회의를 전후해 평양으로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달 12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평양에서 코로나 19가 확산할 위험성이 생겨 김위원장이 원산으로 피신했으나 이후 40일 가량이 지나면서 코로나 19 확산 가능성이 사라짐에 따라 김워원장이 평양에 복귀했음을 보여준다. 회의 참가자들도 전원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어서 북한 지도부에서 코로나 19 감염 위험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번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전반적 공화국 무장력을 정치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더욱 비약시키기 위한 중요한 군사적 대책들과 조직정치적 대책들이 연구 토의됐으며 조직문제가 취급됐다"고 밝혔다.

특히 "핵전쟁 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강조하고 "포병의 화력타격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이 취해졌다"고 노동신문은 덧붙였다.

늘그렇듯 북한 매체들은 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고 윤곽만을 전하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들이 정확히 어떤 내용들인지가 확인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다만 북한 매체가 밝힌 내용들을 토대로 한발 더 깊이 분석해 볼 수 있다.

우선 '무장력을 정치사상적, 군사기술적으로 비약시키기 위한 중요한 군사적 대책들과 조직정치적 대책이 토의되고 조직문제가 취급됐다'는 내용을 살펴보자.

북한은 사상이 모든 것을 앞선다. 여기서 사상이란 북한식 사회주의, 다시말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말하며 이는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으로 집약된다. 따라서 정치사상적으로 비약시킨다는 말은 북한 군부내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또 일부 부정행위 등 군부내 기강해이 현상을 다잡는 조치도 포함됐을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올해 들어 전체 군부대에 대한 집중검열을 실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열을 통해 파악된 각종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이번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군사기술적 비약을 위한 군사적 대책들과 조직정치적 대책이 논의됐다고 밝힌 것은 북한이 새롭게 보유하게 된 각종 핵미사일과 신형 단거리 미사일, 초대형방사포 등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에 따라 군의 편제를 새롭게 정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무력구성에서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부대를 편성하는 한편 포병의 화력타격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조치들이 취해졌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언급들은 김정은이 2012년 취임한 이래 지속해온 핵무기와 장단거리 미사일, 방사포 등 신형 무기체계가 완성단계에 이르러 실전배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신문이 보도한 사진 중에는 김위원장이 직접 차트를 지휘봉으로 가리키면서 북한군 수뇌부들을 대상으로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김위원장이 직접 나서 차트를 놓고 설명까지 해야할 정도로 이번 군사 직제 개편은 파격적이고 이례적일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북한군 수뇌부들이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을 것이다. 이와관련 회의 참석자들이 얼굴을 찌푸려가며 김위원장의 설명 내용을 열심히 받아적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노동신문은 밝혔다.

이는 북한이 장단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 각종 핵미사일을 여러 상황에 맞춰 빠르게 발사하기 위한 군 편제를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하 비밀 발사시설, 이동발사대(TEl), 잠수함 등 사전 포착이 힘들고 빠르게 발사할 수 있는 각종 시설과 설비, 군편제를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현재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군의 조직과 편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함에 따라 군 인사도 비교적 큰 규모로 단행했다. 장성급 인사만 68명에 달한다.

특히 포병출신 총참모장 박정천을 차수로 승진시킨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포병 중심으로 북한군을 전면 개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위원장은 2012년 권력을 승계하기 전 후계자 교육과정 동안 김일성종합군사대학교에서 포병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병 출신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이때 맺은 인연 덕분에 북한 현역 군인으로선 최고 계급인 차수에 오를 수 있게된 셈이다. 2016년 리명수 총참모장이 차수로 승진한 전례를 감안하면 총참모장은 통상 취임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차수로 승진하는 것이 관례화된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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