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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유혈 시위' 대응 놓고 강온파로 갈려 내분

등록 2020.06.01 1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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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파 "대국민 연설로 시위대 분노 누그러뜨러야"

강경파 "강경 대응 않으면 11월 대선서 지지층 이탈"

[케이프커내버럴(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의 성공적인 발사를 지켜본 뒤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 시위 도중 폭도들에 의한 폭력 사태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5.31

[케이프커내버럴(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의 성공적인 발사를 지켜본 뒤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 시위 도중 폭도들에 의한 폭력 사태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5.31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백악관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에 대응할지를 놓고 심각한 내분이 벌어지고 있다고 CNN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소식통들을 인용, 백악관 내에서 일부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국민 연설 등을 통해 사태를 진정시킬 것을 촉구한 반면 또 다른 보좌관들은 11월 대선에서 일부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위대에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때로는 시위대에 평정심을 되찾을 것을 요구하며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트위터에서는 거친 레토릭(수사)으로 시위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가 폭력 시위로 번지자 트위터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looting' will lead to 'shooting)"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백악관 내 일부 온건파 참모들은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대통령다운 모습은 아니며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대통령에 자제를 촉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니애폴리스=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주 의회 건물 앞에 주 방위군이 무장한 채 서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격렬해지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시위가 가장 격화한 곳 중 하나다. 2020.06.01.

[미니애폴리스=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주 의회 건물 앞에 주 방위군이 무장한 채 서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격렬해지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시위가 가장 격화한 곳 중 하나다. 2020.06.01.

CNN에 따르면 브룩 콜린스 백악관 내정 수석 보좌관은 지난 29일 백악관에서 열린 보좌관 회의에서 전날밤 벌어진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대응을 문제 삼았다. 온건파 보좌관은 2017년 샬럿츠빌 사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 모두에 매우 좋은 사람들이 있다 "라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해 역풍을 맞은 사례를 거론하며 이같은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보좌관들의 우려에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음날인 지난 30일 트위터에 백악관을 둘러싸고 돌파를 시도했던 시위대에 "그랬다면 사나운 개들과 불길한 무기와 맞닥뜨리게 되었을것"이라며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

재러드 쿠슈터 백악관 선임고문 등 온건파는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반대한 반면 일부 강경파 보좌관들은 시위를 강경 진압하지 않을 경우 11월 대선에서 일부 지지층의 이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강경파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공 건물에 낙서를 하고, 상점을 약탈하고, 차량을 불태우는 폭도들에게 더 강경히 대응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문했다고 CNN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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