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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향기 "나와 닮아있는 '아이'…영화 보다가 눈물 터져"

등록 2021.02.05 13: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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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과 졸업반 보호종료아동 '아영' 役

"삶에 충실하지만 마음에 공백있는 친구"

여성들의 연대…"편견 속 그들만의 희망"

'증인' 등 사회적 약자 다룬 작품 多출연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아영'이라는 캐릭터가 김향기와 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흥미로웠죠."

배우 김향기가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로 관객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보호종료아동 '아영'으로 분한 김향기는 어린 아들을 키우는 초보 엄마이자 싱글맘 '영채'와 만나며 서로에게 위로의 손을 내민다.

김향기는 지난 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술술 읽혔다"며 "아영의 행동이나 말하는 방식에 의문이 전혀 안 들었고, 자연스럽게 읽혔다. 되짚어보니 아영 캐릭터가 저와 닮은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아이'는 강한 생활력으로 하루하루 살아오며 아동학과 졸업을 앞둔 보호종료아동 '아영'이 생후 6개월 된 아들 '혁'이를 홀로 키우는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영의 도움으로 영채는 안정을 찾지만, 어느 날 혁이에게 사고가 나고 영채는 모든 책임을 아영의 탓으로 돌린다. 다시 혁이와 둘만 남게 된 영채는 고단한 현실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이를 알게 된 아영은 혁이를 다시 영채 품에 돌려놓으려 한다.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아영의 변화하는 감정에 집중…류현경, 현장 분위기메이커"

김향기는 영화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다. "먹먹하게 영화를 보다가 혁이 얼굴이 딱 비쳤을 때 눈물이 흘렀어요. 제가 찍은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감정이 올라온 건 처음이죠. 사실 촬영을 끝마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울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김향기는 보호종료아동 아영으로 분해 생활의 고단함과 상처 입은 섬세한 감정을 그려냈다.

그는 "아영은 자신의 삶을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려고 하지만, 노력으로 채울 수 없는 마음의 공백이 있는 친구"라며 "자신의 안정된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데 서툰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보호종료아동이라는 점에 집중하기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아영에게 다가가려 했다고 전했다. "보호종료아동으로서의 어려움보다는 사람으로서 겪는 감정에 중점을 뒀어요. 영채를 만나 변화하는 감정에 좀 더 집중했죠."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영화는 여성들의 연대를 담고 있다. 김향기는 "누구나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 이야기다. 편견 속에서도 그들만의 희망을 품고 연대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또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겪는 문제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성적인 시선에서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베이비시터로 아기를 돌보는 장면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김향기는 "혁이 역할을 해준 쌍둥이가 연기를 잘해줘서 큰 어려움 없이 편하게 촬영했다"며 "촬영할 때 아기 부모님이 항상 있었고, 아이들과 촬영하며 즐거웠다.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영채 역의 류현경은 현장에서 분위기메이커였다고 전했다. "현경 언니가 가진 에너지는 긍정적인 힘을 북돋아 줘요. 영화 캐릭터상 다운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늘 으쌰으쌰하면서 활력을 넣어줬죠. 현장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촬영할 때는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줬죠."

전작인 '증인'(2019)에서는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를 연기했던 김향기. 그는 영화 '영주', '눈길', '우아한 거짓말'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루고 위로를 건네는 여러 영화를 해왔다.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사회적 약자를 다루고 누군가를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사실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작품을 결정하지는 않아요. 대본을 읽고 이야기나 캐릭터에 끌리면 결정하는데, 감사하게도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죠."

연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원동력…"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김향기 자신은 어떤 것에 위로를 받을까. 그는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소란하고 힘든 마음은 그대로 두고 평소 생활을 유지하려고 해요. 그러면 사소한 것들이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님이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책 속의 좋은 문구나 강아지를 보고 귀엽다고 느끼는 그 사소한 마음이 작은 위로가 되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개봉하는 것만도 감사하다고 했다. 김향기는 "오랜만에 영화로 찾아뵙게 돼 긴장된다. '증인' 이후 상황이 너무나도 변했다"며 "이런 상황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작품으로 만나 뵐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03년 3살 때 광고모델로 시작해 2006년 영화 '마음이'로 데뷔한 김향기는 아역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성인 연기자로 연착륙한 김향기는 "연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동력으로 꼽았다.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김향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가족들과 오래된 친구들은 저를 사람 김향기로 봐주죠.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과 연기하면서 만나는 분들 그리고 욕심을 내려놓고 스스로 다잡을 수 있게 해주는 작품과 캐릭터들, 이런 다양한 것들이 동력이 돼요."

이번 작품으로 좀 더 성숙한 인물을 그려내면서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인물은 늘 도전"이라며 "지금까지 학생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성인으로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조금 더 어른으로서 겪을 수 있는 고충과 어려움, 그래서 더 큰 사소한 행복 등 전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돌아봤다.

김향기는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평했다. "직업 특성상 늘 다른 인물을 연기하고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지만, 그래도 김향기로서 솔직하게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기 욕심은 많지만, 지금에 집중하고 미래를 고민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욕심은 많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책임을 갖고 잘하고 싶죠.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말은 동기부여가 되고 자신감을 갖게 하죠.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도 크게 실망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안이 오는 역할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는 짜릿함도 있죠. 순간순간 할 수 있는 연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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