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주 북구, 우산 생활SOC 추진하면서 절차 경시 도마 위

등록 2021.04.11 11:56:43수정 2021.04.11 16:55: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의결 없이 추경예산안부터 수립

58억여원 혈세사업…"잇단 유사 사례, 감독·견제 기능 존중을"

광주 북구청·북구의회

광주 북구청·북구의회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북구가 생활 SOC(문화·체육·복지 복합화 시설) 건립을 추진하면서 의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한 행정 절차를 가볍게 여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 심사 이후 정해진 절차인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거치기 앞서 관련 예산부터 추경안에 포함시키는 등 의회 경시 풍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광주 북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지난 9일 제26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북구청장이 제출하고 행정자치위원회(행자위) 심의를 거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가결 처리했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10조에 따라 각 지자체가 공유재산(생활SOC 등 공공시설물)을 취득·관리하기 앞서 수립하는 계획안이다. 법령 상 계획안의 수립·취소·일부 변경은 반드시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북구는 이를 소홀히 했다가, 황급히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일 오전 열린 의회 행자위 '우산동 생활SOC 복합화 사업'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사업의 골자는 우산동 264-18번지 부지 지하 1층에 62면 규모의 거주지 주차장을 건립하고, 당초 3층 규모로 신축 예정인 우산동 행정복지센터 청사를 5층까지 증축, 생활문화센터·다함께 돌봄센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주차장 건립비 40억 원, 증축 비용 18억1000만 원 등 6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행자위 심의는 우산동 생활SOC와 관련한 제489호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한 회계과의 제안 설명으로 시작했다.

이어 의회 전문위원이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의회의 공유재산 심의·의결 없이 추경예산안부터 짠 것은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지 않는 행정행위다'라는 취지로 구정 검토보고를 했다.

발언을 청한 기대서 의원은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의 재정투자심사를 진행한 기획조정실을 불러 "추경 예산안에는 (사업 예산이 이미) 올라와 있고,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이제서야 받고, 전날엔 현장을 다녀오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또 "맞지 않는 수순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문제로 얼마나 시끄러웠느냐. 의회를 경시하는 행위들은 그냥 지나가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획조정실은 "절차는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좀 더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답했다.

주차장 설립 사업의 주무부서인 교통지도과는 "(의회) 심의를 예산 성립 전에 받아야 되는데 사실상 늦었다. 진짜 죄송하다"고 행정 하자를 시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기 의원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만큼, 5월(구정 질의)에 구청장에게 절차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며 발언을 마무리 했다.

다른 의원들도 공유재산심의위 사전 심의 자료를 요청하는가 하면, 구청·구 의회의 원만한 소통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양임 의원은 "왜 이런 문제를…중간에 해결이 안 된 부분까지도 한 번 정도는 의원들한테 와서 설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면서 "왜 절차를 무시하는 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앞으로 우리 행정이 자각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의원님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대로 와서 설명을 하세요"라고 덧붙였다.

북구의회 한 의원은 "민선 7기 들어 생활SOC 복합화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면서 복잡한 행정 절차가 잦다보니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구청은 마음이 다급하겠지만, 정해진 규정과 절차가 가볍게 여겨져선 안 된다"면서 "주민 대표인 의회의 구정 감독·견제 기능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북구 우산동 생활SOC복합화 사업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총 사업비 58억1000만 원 중 국비는 32억 원, 시비는 11억8500만 원이 투입된다. 나머지 사업비는 북구 예산안에서 충당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