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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하락기 내 집 마련 전략…급매 잡기도 고려해야

등록 2022.02.23 10: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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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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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문만 열어놨지 개점휴업 상태예요.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대선 끝나고 보자'는 말만 반복이죠 뭐."

부동산 시장이 가파른 상승을 끝내고 숨 고르기 중이다. 몇 년간 너무 많이 오르기도 했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테니 매도자도 매수자도 '눈치게임'에 돌입한 것이다.

일부 초고가 재건축 시장을 빼놓고는 지역을 불문하고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뜸해져서 전월세 거래만 취급하고 있다는 게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1월 거래가 1012건에 불과해 지난해 1월 5775건과 비교해 80% 넘게 감소했다.

매매심리도 급강하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3으로 지난해 12월 108.1보다 2.8포인트 내렸다. 2019년 4월(97.9)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도 매수 모두 '얼음'이 된 데에는 자신이 유리한 대로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도자들은 '정부가 바뀌면 세금이 내리고 집값은 오르겠지', 매수자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급은 더 늘고 집값은 내리겠지' 하는 기대감에 양측 모두 '대선 끝나면 보자'는 입장만 되뇌는 중이다.

내달 초 다음 대통령이 결정되면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2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어도 실패한 것처럼 정부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게 부동산 시장이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아무리 집값이 폭등했다고 해도 국부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있는 만큼 어느 정권이든 부동산 대폭락을 바라고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란 점도 자명하다.

통계청의 2020년 기준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유주택 가구는 약 56%, 무주택 가구는 44%를 차지한다. 비오면 짚신장수 아들 걱정, 쨍쨍하면 우산장수 아들 안쓰러운 심정이라, 정책이 극단에 치우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키워드로 '급매'와 '청약'을 얘기하고 있다. 청약을 기대할 만한 조건과 점수를 갖췄다면 신축을 분양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급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집값 관련 통계가 하락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거래가 얼어붙은 가운데 급매 위주로 거래가 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사람과 반드시 사야 하는 사람의 만남만 있었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불과 몇 달 전 신고가 대비 수천에서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계약된 매물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급매물은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에게 올 리 만무하다. 집을 꼭 사야겠다면 나중에 현재의 급매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을지 주판알을 튕겨볼 일이다.

지금과 같은 거래빙하기에도 본인이 조달 가능한 금액 내에서 부지런히 탐색하거나 임장 활동(실매물 현장답사)을 벌이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대세 상승기와 다르게 요즘과 같은 시장에서는 매수자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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