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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뉴욕검찰 출두…WP, 수사 반발 겨냥 "한국 사례 봐라"(종합)

등록 2022.08.11 06:06:27수정 2022.08.11 08: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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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검찰서 수정헌법 5조 '묵비권' 행사한 듯

WP "韓은 정권 교체 평화롭게…민주적 질서 유지"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를 떠나고 있다. 2022.08.10.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를 떠나고 있다. 2022.08.10.

[워싱턴·서울=뉴시스]김난영 특파원,  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검찰에 출두했다. 트럼프그룹 자산가치를 부풀려 세금 당국 등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혐의인데, 조사 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뉴욕주 검찰에 출두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성명을 내고 "내 고문의 조언하에 나는 미국 헌법상 모든 시민이 보유한 권리·특권으로 신문 답변을 거부했다"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시 소재 트럼프타워를 나선 뒤 차량으로 뉴욕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출두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참모 중 일부는 향후 법적 문제를 고려해 답변을 하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질문에 답하면서 헛발질을 했거나 의도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드러냈다면 이는 범죄 수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을 것"이라며 "그의 발언 거부로 맨해튼 범죄 수사의 미래는 불확실해졌다"라고 평가했다.

뉴욕검찰은 지난 2019년 3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및 트럼프그룹이 호텔과 골프장 등 자산 가치를 부적절하게 부풀린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최근에는 이와 별개로 연방수사국(FBI)이 기밀문서 반출 등 혐의로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일련의 수사를 정치적 공세로 몰고 있다. 그는 이날도 SNS를 통해 "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와 클린턴은 결코 습격(raid)을 받지 않는다", "나를 향한 정치적 공격" 등 주장을 펼쳤다. 담당 검사를 두고는 "실패한 정치인"이라고도 칭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 지난 9일 '미국, 전직 지도자들을 조사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에 가입'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실었다.

이샨 타루어 칼럼니스트는 현재 수사에 반발하는 공화당 지지층을 겨냥, "미국의 우파적 언론 생태계에 몰입했다면 세계 종말이 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적들이 수색을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칼럼은 그러면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등 유럽 등의 전직 정상이 사법 처리를 받은 경우를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사법 처리를 받은 사례가 드물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퇴임했으나, 몇 주 만에 사면을 받았다.

칼럼은 민주주의 국가 건설 지지, 영감을 얻기 위해 미국에 기대를 걸었던 아시아 국가들은 전직 대통령을 기소하고 투옥한 사례가 있다고 주목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기록은 거의 틀림없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2018년 (기준) 살아있는 모든 한국 대통령 가운데 절반이 감옥에 있었다"라며 다만 "지난해 박근혜의 사면 및 올 여름 이명박의 형 집행정지로 더 이상 그렇지는 않다"라고 했다.

칼럼은 특히 전직 대통령의 사법 처리가 한국 사회 전반의 부패, 민주주의를 약화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미국처럼 격분된 정치적 현장의 양극화의 온상이 되는 대신, 한국은 부패한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폭풍을 간신히 이겨내고 보수에서 진보, 다시 보수로의 정권 교체를 평화로운 민주적 질서로 유지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맥락에서 칼럼은 "미국인들은 (한국에) 주의를 잘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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