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용산기지 내부 풍경이 전시장에? '파크 히어(PARK HERE)전
【서울=뉴시스】 윤수연, 문성식, 2015, 사진, 설치, 가변크기
'주한미군 용산 기지 이전'을 다룬 다원예술 전시 '파크 히어(PARK HERE)전이 스페이스 오뉴월과 오뉴월 이주헌 두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명 'PARK HERE'는 외국 군대의 주둔지에서 도심 공원으로 교차되는 용산의 역사적 운명을 상기시키는 동음이의어 'PARK'에서 비롯됐다.
1945년 이래 미군이 관할해온 용산기지는 지난 2004년 체결된 '용산기지이전협정'으로 2017년까지 평택 이전을 앞두고 있다.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참전군인, 난민 등이 지닌 전쟁의 기억을 다룬 사진 작업을 해온 윤수연은 지난 1년간 총 20명의 참여자와 작가들과 함께 용산기지와 평택을 오가며 '용산기지이전 프로젝트(YRP)'를 중심으로 인터뷰 및 리서치 작업을 이끌어왔다.
【서울=뉴시스】 Talking Desk, 윤수연, 2015, 사진, 사운드
특히 용산기지 내 가정집, 사무실과 미군전용클럽 '프렌드리 게이트(Friendly Gate)의 바와 주크박스를 전시장에 재현하는 설치 작업은 기지 근무자, 미군 가족, 요리사, 밴드 연주자 등의 인터뷰 영상 및 사소한 수집물과 함께 용산기지의 생활사를 생생히 복원하고 있다.
용산에서 평택으로의 기지이전을 바라본 4명의 예술가들 시선도 선보인다. 김현규는 용산기지 이전의 종착지인 평택 미군 부지 앞에 펼쳐진 논과 담 너머 평택기지의 분주한 공사 현장을 중첩시켰고, 용산미군기지의 이전을 ‘분갈이’라는 상징적인 행위로서 화분을 들고 기지 주변을 맴돌다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오는 퍼포먼스와 해방촌에 살고 있는 작가 성의석이 매일 마주하는 해방촌 거리를 기록한 'HBC Wall', 이승연의 미니어처 조각품 'No Trespassing' 이 전시됐다.
서울 한가운데 백만여 평에 이르는 용산미군기지는 100년 전 일본군의 영지(1904-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 주둔과 더 멀리 700년 전 몽고군의 점령은 생략하더라도)로 공식적인 소유권이 강제 양도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모든 권리를 이어받아 오늘날까지 주한미군의 기지로 출입제한구역이라는 타이틀과 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부대찌개 존슨탕을 소개하는 모큐멘터리 영상작업
윤씨는 "사진, 영상, 사운드, 조각, 설치, 퍼포먼스가 합쳐진 이번 전시는 1년여의 작업 기간 동안 축적된 자료들을 일차적으로 정리함과 동시에 향후 지속될 용산기지이전 프로젝트 기록연구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전시가 참여작가는 물론 계층을 초월한 관객들에게 용산기지가 함축하고 있는 다양한 층위의 역사, 사회, 문화 그리고 개인적 가치를 사유할 수 있는 능동적인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6년 1월 18일까지.070-4401-6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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