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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보다 화려할 수 없다,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검열' 논란 박근형도

등록 2016.01.20 15:04:21수정 2016.12.28 16: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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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스타 연출가들이 즐비한 '2016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시즌'에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3월 10~27일)가 포함됐다.

 지난해 9월 연극계에 불었던 '검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당시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창작산실 연극 부문 선정과정에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빼달라는 식으로 심의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2013년 박정희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 '개구리'로 연극계 안팎에 논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논란, 2014년 광주비엔날레의 걸개그림 논란 등 공공 지원을 받은 예술가의 작품 활동이 야기한 사회적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라는 작품에 대해 예술위 직원은 실무자로서 우려 의견을 제시했을 뿐 심의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연출은 19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2016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간담회에서 "연극을 많이 해왔고 앞으로도 하지만, 이 작품(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을 같이 연습한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다행히 남산예술센터에서 기회를 줘서 배우들에게 빚진 것을 갚게 됐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 이번 시즌 개막작인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박 연출이 201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학생들과 함께 교내에서 발표한 작품이다. 프로 연극 무대에서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한국 경남 양산, 1945년 일본 오키나와, 2004년 이라크 팔루자, 2010년 한국 서해 백령도. 상이한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다. 군대, 국가, 전쟁이라는 거대한 담론 아래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삶과 외침에 귀 기울이는 작품이다. 2016년 10월 '페스티벌 도쿄' 초청작이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극단 골목길' 박근형(왼쪽 두번째)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극단 골목길' 박근형(왼쪽 두번째)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email protected]

 박 연출은 '개구리'가 논란을 일으켰을 당시를 떠올리며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연극 관계자들이 다룰 만한 내용이 아닌, 뭐랄까 사석에서 논할 만한 내용이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창작 산실 등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개구리' 때문이라고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라며 "내 경우는 아무것도 아니다. 심하게 아픔을 겪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 봄에 공연하는데, 빨리 봄이 와야겠지"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보수 단체의 협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 연출은 "'개구리'는 평론가나 연극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저런 연극이 있었구나' 정도지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풍자도 새롭지 않고 분노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봤다.

 '개구리'는 고대 그리스의 희극 시인 아리스토파네스(BC 445?~BC 385?) 원작을 한국으로 옮겨온 것이다. 2500년 전 패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던 조국 그리스를 위해 쓴 작품이다. 국력이 바닥난 아테네 재건을 위해 디오니소스가 3대 비극시인인 아이스퀼로스와 에우리피데스 중 한 사람을 되찾아 오려고 저승으로 길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 연출은 '개구리'의 풍자적인 성격에 대해 "아리스토파네스의 텍스트가 원래 그렇다"며 "아주 잘 만든 연극도 아니다. 아리스트파레스가 저런 희곡을 썼구나, 희랍 비극을 만들면 그렇지 않을까라는 담백하고 유쾌한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우연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을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우연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을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email protected]

 점점 작품이 풍자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지적에 "사실 나를 몰라서 그렇다. 더 강렬하고 직접적인 작품을 예전에 더 많이 했다"며 "풍자나 발언의 도가 진해진 것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연출을 비롯해 이번 남산예술센터 시즌에 참여하는 10명의 창작진의 면면은 화려하다.

 지난해 연극상을 휩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극작가 겸 연출 고선웅, 평단의 호평을 받은 '햇빛샤워'의 극작가 겸 연출 장우재, 세월호를 다뤄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비포 애프터'의 이경성 연출 등이 포함됐다.

 2009년 남산예술센터가 재단장했을 때 '가정방문'으로 고선웅 연출과 호흡을 맞춘 고연옥이 고 연출과 다시 의기투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고 작가는 이번 시즌 창작진 중 유일한 전업 극작가다. 

 이와 함께 김민정 연출, 구자혜 연출, 적극 연출, 윤한솔 연출, 김수정 연출 등 대학로의 떠오르는 창작진도 힘을 보탠다. 정은영 연출은 본래 미술 작가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곰의 아내' 고선웅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곰의 아내' 고선웅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email protected]

 기존 연극 문법에 충실한 희곡 기반 연극은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박근형 작·연출)을 비롯해 '햇빛샤워'(장우재 작·연출, 5월 개막), '곰의 아내'(고연옥 작, 고선웅 연출, 7월 개막), '파란나라'(김수정 작·연출, 11월 개막) 등 네 편이다.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곰의 아내'(원제; 처의 감각)는 벽산문화재단의 제작지원을 받아 남산예술센터와 공동 제작한다. 남산예술센터 공연 이후 고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상주하는 구리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웅녀 신화를 현대의 시간 속에 재구성한다. 고연옥 작가의 현실을 파고드는 신화적 상상력과 점점 연극 본연 미학에 대한 노련함을 뽐내는 고선웅 연출의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고 연출은 5년 동안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레퍼토리로 흥행에 기여한 연극 '푸르른 날에'를 지휘했다.

 작년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 '햇빛샤워'는 재연작이다. 장우재 연출은 "재공연을 할 때 비로소 그 작품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며 "두 번째 공연이 작품을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지금 내놓는 것이 정확한 버전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16년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귀.국.전(歸國展)'이라는 제목으로 '불행'(김민정 연출), '그녀를 말해요'(이경성 작·구성·연출),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구자혜 작·연출) 등 3편이 소개된다.

 세월호, 검열 등 사회적인 이슈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구자혜 연출은 "이 공연이 예술이 될 수 있을지 상업이 될 수 있을 지 공연이 될 수 있을지 예술이 될 수 있을지, 뭐라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올해 검열을 가지고 나온 이유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연극 '불행' 김민정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연극 '불행' 김민정 연출가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남산예술센터 2016 시즌 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간담회를 통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 10편과 신규프로그램 2개를 공개했으며, 이번 시즌프로그램은 중극장 규모로 확대 가능한 소극장 작품 또는 젊은 창작자들과 협업 제작하는 시스템인 '주제기획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2016.01.19.  [email protected]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본래 2015 혜화동1번지에서 실험적으로 선보인 작품인데 구 연출이 검열 뿐 아니라 공연하는 장소인 남산예술센터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기대를 한다.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고 알렸다.

 이경성 연출은 '비포 애프터'에서 거시적으로 다룬 세월호 문제를 '그녀를 말해요'에서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다룬다.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한 엄마의 이야기다. 이 연출은 "현안적으로 맞닿아 있는 것은, 다루는 내용에 빠져 있거나 특성에 갇힐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보편적인 언어 예술로 승화해가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동시대 연극의 새로운 추세인 '개념 기반 연극'들을 연이어 선보인다. '아방가르드 신파극'(적극 작·연출, 9월 개막), '변칙 판타지'(가제·정은영 작·연출, 10월 개막), '나는야 연기왕'(그린피그 공동창작·윤한솔 연출, 10월 개막) 등 3편이다.

 변칙 판타지'는 2016년 요코하마 공연예술미팅(TPAM in Yokohama)에서 프레 프로덕션 단계를 지원받아 리서치를 하고 있다.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을 마치고 2017년부터 국제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 무대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은 우 극장장에 대한 기대감도 배어 있다. 2009년 재개관 이후 창작 초연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온 남산예술센터는 지난해 변화를 맞았다. 조선희 대표가 이끄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본부 극장운영팀이 맡아왔는데 산하 독립 부서가 되면서 우 극장장이 이를 맡게 된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장과 LIG문화재단 기획실장 등을 지낸 우 극장장은 "민간 극단의 제작 시스템을 공고히 만들어갈 것"이라며 "공공극장 역할에 대해 사회적인 기대감이 많은 것으로 안다. 앞으로 극장의 방향성을 더 고민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일하면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많이 가졌지만 그 네트워크를 다 쓰는 것은 거품이고 무의미하다"며 "국가성을 넘어 세계 시민으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는 '남산아고라'와 '서울희곡플랫폼'을 신설했다. 2월 공모를 시작하는 '남산아고라'는 주제와 형식, 나이, 직업에 제한 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실험적인 퍼포먼스의 장이다. 6월과 12월에 열린다. '서울희곡플랫폼'은 기존의 '남산희곡페스티벌'과 서울연극센터의 프로그램 등 극작과 텍스트 관련 자산을 포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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