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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준비중인 열병식에 고체 ICBM 등장시킬 수도

등록 2022.12.22 12:39:14수정 2022.12.22 12: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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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니트맨III, 중 DF-31 등보다 강한 추력은

크기가 더 크거나 탄두가 더 무겁기 때문

엔진 시험 몇 번 더 하고 열병식서 과시

ICBM급 SLBM 개발은 비용 효과 낮아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를 시험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를 시험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1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지난 15일 대형 고체 로켓 엔진 시험을 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엔진의 용도를 둘러싼 추측이 무성하다. 이와 관련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38NORTH)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이 처음 직접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ICBM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사용할 고체 엔진을 개발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지적하는 글을 실었다. 글쓴이는 미 국무부 국제안보 및 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 및 대량파괴무기 및 확산 담당 미 정보 당국자를 역임한 밴 밴 디픈이다.

북한이 조만간 고체 엔진 실험을 몇 차례 더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있을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등장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고체 엔진을 탑재한 ICBM급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 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정치적 계산에 따라 시기가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북한의 미사일 개발 사례를 보면 시험발사가 한 차례만 성공해도 곧장 실전 배치할  수 있다.

북한이 발표한 엔진의 추력과 사진에서 보이는 엔진 크기는 ICBM 또는 장거리 SLBM의 1단계 로켓임을 보여준다. 북한 발표대로 추력이 140입방t이면 미국 미니트맨III(102입방t)과 중국의 DF-31(120입방t)보다 크다. 이는 북한이 개발 중인 미사일의 크기가 더 크거나 탄두의 무게가 더 무겁기 때문일 수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방향 조절 장치인 추력벡터통제장치(TVC)가 있다고 밝혔으나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로켓 발사구 주변에 현대신 TVC 장치를 설치할 공간이 있다. 날개와 보조 엔진 등이 없다는 점은 화성-15와 화성-17 액체엔진 미사일에 사용한 짐벌 방식을 고체엔진에도 사용할 계획임을 보여준다.

서해위성발사장에 수평엔진시험대 설치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초에 처음 확인됐다. 시험대 크기는 동해안 마군포 미사일 시험장에 있는 것과 같다. 빠르게 시험대가 완공된 것을 볼 때 북한이 비교적 최근에 고체 엔진 개발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실험이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북한이 작전상 이점이 큰 고체 ICBM 개발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발표는 북한이 고체 연료 ICBM을 개발하고 있고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을 보여주는 첫 직접적 증거다. 고체 연료 로켓은 액체 연료 로켓보다 발사 과정에 필요한 작업량이 적어서 실전 운영이 쉬우며 이동식발사대에 탑재할 경우 은닉하기도 쉽다.

한편 고체 연료 로켓이 액체 연료 로켓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서 생존성이 높다는 일반적 평가는 과장된 면이 있다. 북한은 액체 연료 로켓을 언제든 재빨리 은닉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신뢰도 높은 고체 연료 로켓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단거리 고체 연료 탄도미사일(SRBM, KN-23과 KN-25)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경험이 충분한 상태여서 ICBM급 고체 엔진 개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도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했을 것이다.

둘째, 새 엔진이 ICBM급 SLBM에 사용될 수 있다. ICBM급 SLBM은 북한 해역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이 경우 북한 잠수함에 대한 미 잠수함 공격 가능성이 줄고 북한 해군 및 방공망으로 보호하기가 쉬워진다. 그러나 북한이 ICBM급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생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으로선 지상 이동식 ICBM이 훨씬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셈이다.

북한이 지난 9월 KN-23 고체 단거리 미사일을 호수에서 시험 발사하면서 사용한 수중 발사대도 미사일 잠수함보다는 비용 효과가 크겠지만 지상 이동식 ICBM보다는 불리하다.

셋째, 추가 시험이 이어진 뒤 실전 배치될 전망이다. “최단기에” 새로운 전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김정은 노동당 총서기의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신형 ICBM용 고체 엔진 시험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이뤄질 것으로 불 수 있다.

지상 고정 엔진 시험을 몇 차례 더 한 뒤 조만간 있을 열병식에 신형 ICBM을 등장시킬 수 있다. ICBM 비행시험을 언제 할 수 있을 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김정은은 정치적 계산에 따라 첫 시험발사 시기를 정할 것이다. 전례를 감안하면 1차례 시험 발사가 성공하면 실전 배치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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