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층고 줄여 분양한 사업자 1·2심 '무죄' 왜?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상가 내 건축 설비 통과 구간의 층고를 줄여 분양한 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설계 변경을 했다면, 수분양자 전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평호 부장판사)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부동산 분양사업자 A(48)씨와 분양사업 법인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7월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의 상가를 분양하는 과정에 일부 상점의 설계를 변경(층고 감소·내외장 재료 변경)했는데, 수분양자 전원(379명)에게 동의를 받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건축물분양법은 '분양받은 사람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계 변경(건축물의 면적 또는 층수의 증감 등)을 하려면, 수분양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한다.
1심은 "대한건축사협회 사실 조회 결과 층고 변동 폭이 크지 않고 재료도 같아 수분양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계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설계 변경으로 건축물 6~7층(건축 설비 통과 구간·PIT층)의 층고가 500㎜ 감소된 점, 내외장 재료가 변경된 점, 감리 판단을 받았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점 등을 이유로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항소했다.
2심은 층고 감소와 관련, "건축법상 층고는 방의 바닥 구조체 윗면으로부터 위층 바닥 구조체의 윗면까지의 높이로 규정한다. 이 상가 PIT층은 방이 아니라 건축 설비를 설치 또는 통과시키기 위해 구획된 공간이다. 즉, 수분양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계 변경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2심은 내외장 재료 변경에 대해서도 "건축 허가를 받을 때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재료를 썼다는 감리의 판단이 있었다. 이는 건축물분양법상 수분양자 동의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설계 변경이다.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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