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500만원 지원금 유흥에"…학대당한 8살 아이, 멍든 채 숨져
지난달 강릉시에서 발견된 8살 아이
생전 부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밝혀져
[서울=뉴시스] 이수민 인턴 기자 = 지난달 강원 강릉시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8살 아이가 생전에 부모로부터 학대, 유기, 방임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가 8명이었던 아이의 부모는 매달 5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았지만, 대부분 유흥비에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강원경찰청은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8살 A 군의 부모 등 3명을 구속했다.
A 군은 지난달 4일 오전 11시 27분께 강릉시 노암동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열흘 전 A 군의 눈에 멍이 든 것을 확인한 학교 교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으나,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확인에 나선 결과 A 군에게 마땅한 진술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과 전담 공무원은 같은 학교 1학년인 A 군의 동생과도 면담해 "삼촌이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시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학대 정황을 살폈고, 몸이 좋지 않다며 닷새간 학교를 결석한 A 군은 끝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군 어머니는 당시 "지난 3일 저녁 아이가 깨어 있다 잠이 든 모습을 목격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후 A 군이 발견됐을 때도 왼쪽 눈에는 오래된 멍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A 군의 부모와 삼촌으로 불리던 동거인 등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금융계좌 거래명세 분석, 참고인조사를 통해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 A군이 사망에 이를만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피의자들의 지속적인 학대, 방임, 유기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17일 SBS에 따르면 근거는 강릉시가 부부에게 지급한 보조금이다.
재혼 가정으로 자녀만 8명인 이 가족에게 강릉시는 생계와 주거급여, 아동과 양육수당 등 매월 400~500만 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대부분 유흥비에 쓰인 것을 경찰은 금융계좌 내역을 통해 확인했다.
또 2년 전 아동 학대가 신고돼 자녀 중 1명은 이미 분리조치 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시는 현재 보호시설에 남은 자녀 6명에 대해 심리 치료에 나서는 등 지원 대책을 찾는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