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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칠 여기저기…세금들인 '김호중 소리길' 어쩌나

등록 2024.05.27 15:29:33수정 2024.05.27 15: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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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호중 소리길(사진= 김천시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호중 소리길(사진= 김천시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진현 인턴 기자 = 온라인상에서 경북 김천시에 조성된 ‘김호중 소리길’ 존폐에 대한 의견 출동이 벌어지고 있다.

김천시는 2021년 김씨가 졸업한 김천예고 일대에 사업비 2억원을 들여 ‘김호중 소리길’을 조성하고 벽화와 포토존 등을 설치했다.

소리길의 주인공인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되면서 존폐 기로에 섰다.

27일 김천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김호중 소리길'을 철거해야 한다는 글이 60여 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우리 아이들이 배울까 걱정입니다. 당장 철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라고 주장했다.

B씨는 "이미 드러난 범죄사실만으로도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데, 왜 김천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습니까. 범죄자를 옹호하거나 묵인하는 행동은 범죄자와 공범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이미 범죄자로 낙인찍힌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세금을 들여 만든 공간을 그대로 놔두는 것이 말이 되냐"는 주장으로 소리길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소리길이 김천에 가져다준 경제적 이점과 김호중의 형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소리길 철거가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있다.

김호중 팬들이 만든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김호중 갤러리'에는 '김호중 소리길 철거 반대 성명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최근 김호중 소리길 철거 관련해서 말이 많은데,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이상은 철거는 시기상조라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며 "여론에 못 이겨 소리길을 철거하는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시민문화의 공간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황량했던 골목길을 번듯한 여행 명소로 둔갑시켰으며, 곳곳에 숨은 관광자원들을 찾아내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갔다"며 "팬들은 김호중 소리길을 통해 김호중의 발자취를 느끼며, 많은 영감을 얻고 위안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처럼 김호중 소리길은 김천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철거는 시기상조라 생각하며, 향후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된 이후에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김천시에 따르면 매년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김호중 소리길'을 방문했다.

실제로 김호중 소리길 인근 상인들은 김호중 팬분들이 많이 와서 장사에 도움이 된다며 팬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보라색을 사용해 간판을 꾸미거나 '김 씨 팬클럽의 집'이라는 포스터를 내걸어 놓기도 했다. 김 씨의 사진이나 응원 글을 게시해 놓은 곳도 있다.

법원은 지난 24일 김호중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이 됐을 뿐 김호중의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편 김천시 관계자는 "철거를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김 씨가 구속은 됐지만 김호중 길 철거 여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밝혔다.

이어 "관련 문의 전화도 많이 걸려 오고 철거 요청 게시글도 많이 올라온다며"며 "응대하고 있지만,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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