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다음 날 운전대 잡지 말아야"…경기경찰, 대낮 음주 단속[르포]
남부청 5월까지 봄 행락철 음주운전 특별단속기간…신고 시 보상금
17일 주간 단속…음주운전 16건·고속도로 법규위반 117건 등 다수 적발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행락철을 맞아 1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입구에서 수원중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17일 오후 1시께 경기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도로에서 대낮 음주 단속이 시작됐다. 이번 단속은 경기남부경찰청 행락철 음주운전 특별단속 기간을 맞아 진행됐다.
취재진이 찾은 광교산 일대는 수원의 대표적 행락지 가운데 하나다. 경찰은 이 구간에서 2시간여 동안 음주 단속을 벌였지만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없었다.
다만 전날 과음을 한 운전자 2명이 훈방조치됐으며 감기약과 껌 등이 알코올감지기에 걸려 다수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1시 45분, A(60대)씨가 탄 하얀색 SUV차량 안으로 들어간 알코올감지기에 빨간색 불이 켜졌다.
A씨는 "감기약을 먹었다. 어제는 술을 마셨는데, 오늘은 정말로 마시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경찰은 "그래도 측정기로 확인해야 한다"며 하차를 요구했다.
차에서 내린 A씨는 갓길에 세워진 순찰차로 이동해 불대가 장착된 알코올측정기를 세게 불었고, 측정기에는 훈방 수치인 '0.011' 숫자가 떴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먹은 술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며 "훈방이지만, 술을 많이 먹은 다음 날에는 절대 운전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후 1시 54분께에도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는 B(40대)씨 알코올측정기에 '0.010' 숫자가 표시됐다. 경찰은 재차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은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며 훈방 조치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행락철을 맞아 1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입구에서 수원중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같은 날 오후 2시 41분 화성시 전곡항 인근에서는 100m가량 음주운전을 한 C(60대)씨가 경찰에 단속됐다.
혈중알코올농도 0.057로 면허정지 수치가 나온 C씨 역시 전날 술을 마신 운전자로 확인됐다. C씨는 "전날 밤에 소주 4병을 마셨다. 자고 일어나 청소하다가 연료가 떨어져서 사러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기남부청은 이날 경기지역 행락지와 스쿨존 등 31곳에서 2시간가량 음주운전 특별 단속을 벌여 16건(면허정지 12건·면허취소 4건)을 잡아냈다.
이재칠 수원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최근 음주로 인한 주간 교통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단속은 음주운전 분위기를 억제하고, 음주운전은 반드시 단속된다는 인식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 생명에도 타격을 주는 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전날 과음했다면 오전에는 절대 운전대를 잡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날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에는 경기남부청 헬리콥터 2대가 떴다. 헬기 참수리와 벨은 암행순찰차와 함께 행락철을 맞아 고속도로 법규 위반 차량을 단속했다. 경찰 단속에 적발된 교통 법규 위반은 모두 117건(과속 13건·버스전용차로 위반 22건·지정차로 위반 55건·기타 27건)건이다.
한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경기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재범률은 평균 41% 수준에 달한다. 이 기간 음주운전 사망자는 184명이다.
경기남부청은 재범률이 높은 음주운전을 교통안전에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보고 오는 5월 31일까지 봄 행락철 음주운전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한다. 아울러 음주운전을 신고해 검거에 도움을 준 공로자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음주운전 근절 문화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