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트럼프 암운 드리운 G20…자유무역·기후변화 '실종'

등록 2017.03.19 09:33:2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유일호, 자유무역 강조했지만 역부족
 美 입김 강하게 작용…트럼프 영향력 본격화

【바덴바덴(독일)=뉴시스】이윤희 기자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큰 변화가 감지됐다. 보호무역주의 대처와 기후변화 관련 의제가 사라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 G20 회의 각국 대표들은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18일(현지시간) 공동선언문을 채택,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유무역을 지속 추구하는 동시에, 균형잡힌 포용 성장을 위해 무역 혜택 배분에도 G20이 관심을 가져야한다"며 자유무역 확산에 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했다.

 하지만 올해 공동선언문에 자유무역 확산이나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관한 문구는 담기지 않았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탄생한 미국 신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대부분 회원국들은 자유무역주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모으면서도, 이와 관련한 문구 삽입은 망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언문 작성에 앞서 프랑스와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이 강한 우려를 표했지만, 결국에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갔다.

 유 부총리는 "나라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방향에) 반대의 강도가 다 달랐다"며 "강력하게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나라는 몇 안됐다"고 회의장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선언문에는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기여도를 강화'한다는 문구가 들어가는데 그쳤다. 트럼프 정권의 생각이 진하게 반영된 모양새다.

 선언문에서 기후변화 대응 관련 문구가 사라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G20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정상선언문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회원국들이 노력할 것을 분명히 명시했다. 파리기후협정 등을 언급하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후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오바마 정부와 달리 트럼프 정부는 기후 관련 이슈에 무관심하다. 오히려 기후 관련 우려들이 크게 과장돼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언문에서는 기후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졌다.
 
 미국은 이번 회의 결과를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게 이끌어내면서 향후 G20 회의에 대해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